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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만큼 공격 가치와 수비 가치의 차이가 큰 선수도 드물다.
지난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3연전서 9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쳤던 김하성은 지난 6일 다저스전에서는 2타수 1안타 2타점으로 감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다시 무안타로 침묵하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10경기 연속 출루 행진도 중단됐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김하성을 비롯해 매니 마차도, 후안 소토, 맷 카펜터, 트렌트 그리샴 등 5명의 주력 타자들이 4타수 무안타의 동반 무안타로 고개를 숙여 1대2로 패했다. 특히 김하성은 이날 샌디에이고 타자 중 가장 많은 3개의 잔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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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로 뒤진 5회에는 1루에 주자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두고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메이의 95.5마일 싱커를 받아쳤지만, 빗맞으면서 뜬공이 됐다. 7회에는 1사 1루서 케일럽 퍼거슨의 한복판 커터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9회 1사 1루서는 마무리 에반 필립스의 96.3마일 몸쪽 싱커에 역시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날 침묵으로 김하성은 팀내서 규정타석을 넘긴 6명 가운데 타율이 최하위로 떨어졌다. 포지션 별 주전 9명을 따졌을 때는 포수 오스틴 놀라(0.155)보다 높을 뿐이다. 지난달 21일 징계 소화 후 돌아온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타율 0.297(64타수 19안타), 4홈런, 10타점, OPS 0.859로 완벽하게 적응한 상황.
샌디에이고 다른 주전들의 타율을 보면 유격수 잰더 보가츠 0.282, 1루수 크로넨워스 0.243, 3루수 마차도 0.238, 중견수 그리샴 0.223, 좌익수 후안 소토 0.220, 지명타자 맷 카펜터 0.221 등이다. 대부분 타율이 '고만고만한' 가운데 김하성이 꼴찌로 처져 있는 것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러너업(차점자)'이었다. 보가츠의 영입으로 올시즌 2루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안정감과 허슬플레이는 여전하다.
세이버메트릭스상 주요 수비지표에서 활약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김하성은 UZR(Ultimate Zone Ratings)이 0.4로 30개팀 주전 2루수 가운데 7위이고, DRS(Defensive Runs Saved)는 6으로 1위다. 또 수비만 따진 WAR은 2.3으로 전체 26위, 팀내 2위, 전체 2루수 중 3위다. 다시 말해 김하성이 수비를 통해 팀에 기여하는 정도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공격 WAR은 0.7로 전체 96위, 팀내 5위, 전체 2루수 중 15위다. 공수 지표에서 차이가 크다. 김하성의 수비 실력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공격력을 놓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2일 신시내티전에서 5회 역전 3점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발휘하는가 하면, 이날처럼 무기력한 날도 수두룩하다.
한편, 다저스는 0-0이던 4회초 크리스 테일러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샌디에이고는 8회말 타티스 주니어의 2루타로 겨우 영봉패를 면했다.
18승16패를 마크한 샌디에이고는 NL 서부지구 3위를 유지했지만, 선두 다저스(20승14패)와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