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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번 오프시즌 내내 트레이드 소문에 휩쌓였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계약기간을 채울 공산이 커졌다.
샌디에이고는 난처한 입장이 됐다. 마차도가 FA가 되면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가 당장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샌디에이고가 '돈 싸움'에서 빅마켓 구단들을 이길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이는 김하성이 관련된 중요한 이슈다. 지금의 로스터에서 마차도가 떠날 경우 샌디에이고 3루수는 김하성이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2년간 포지션별 선발 출전 경기는 유격수 150경기, 3루수 35경기, 2루수 20경기다. 3루수 수비율은 0.990으로 102번의 수비에서 실책은 1개 뿐이었다. 3루수를 봐도 유격수 만큼 수비할 수 있는 전천후 내야수다.
그도 그럴 것이 김하성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 투표에서 2위에 오르며 수비력을 공인받았다. 김하성이 트레이드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보가츠가 떠난 보스턴 레드삭스와 댄스비 스완슨이 시카고 컵스로 이적해 유격수가 비게 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김하성의 행선지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정도라면 팬들 사이에서 김하성의 인기나 지명도는 어느 정도 높은 반열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 골드글러브 최종 경쟁자였던 유격수에 대한 가치 인정을 말함이다.
그런데 최근 MLB.com이 공개한 '2023년 메이저리그 판타지 베이스볼 랭킹'에서 김하성은 전체 254위에 유격수 부문서 23위에 그쳤다. 주전 유격수가 30명이라면 그 가운데 23위라는 뜻인데, 예상 밖의 평가다.
판타지 베이스볼은 팬이 구단주가 돼 선수들을 직접 드래프트로 뽑아 실제 성적에 따라 시즌을 운영해 포인트로 경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판타지 랭킹은 선수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하성의 가치가 판타지 게임에서는 부각되지 않는 건 공격력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메운 김하성은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OPS 0.708을 기록했다. OPS+는 107로 평균을 살짝 넘는 수준이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 12일 '수비력이 우수한 김하성이 2루로 옮길 수 있겠지만, 그는 지난해 OPS+가 107로 타력은 기껏해야 평균을 살짝 넘는 수준이다. 파드리스 내야진이 포화상태라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젊은 선발투수를 영입하기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김하성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저리그는 수비보다 공격이 중시된다. 팬들도 공격적인 야구에 익숙하고, 타자들이 투수들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다. 김하성에게 공격력 향상 주문이 쏟아지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