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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시간 내내 입가에 웃음이 꼭 붙어있다. 한화 이글스의 우완투수 이태양(33). 지난 11월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이글스에 복귀했다. 은어처럼 시원으로 돌아왔다, 야구선수 이태양의 출발점으로. 더 좋은 계약조건을 제시한 팀이 있었는데도, "한화라서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3년 만에 복귀해 투수 조장을 맡았다. 성적뿐만 아니라 리더 역할까지 해야하는 연차가 됐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이태양은 "올시즌 탈꼴찌 이상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화 PR팀을 통해 그를 서면 인터뷰했다.
-캠프가 시작되고 2주 넘게 지났다. 준비한대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나. 무엇에 중점을 두고 있나.
-외국인 선수 2명, 김민우 장민재 문동주와 함께 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엔 선발, 중간을 오갔다. 현 시점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보직이 뭔가.
지금까지 여러 보직을 경험했다. 어떤 보직이든 맡을 수 있다는 게 내 장점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한화 이글스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한다. 거듭해서 이야기하는데, 보직에 큰 욕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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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보다가 복귀해 내부에서 겪어보니 팀 전력, 분위기는 어떤가. 올시즌 정말 탈꼴찌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나.
좋은 투수들이 많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하지 않나. 투수가 강해야 팀 성적이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모든 투수가 책임감을 갖고 훈련중이다. 시즌 시작 후에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탈꼴찌 이상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모른다. 공은 둥글다.
-최근 '루키' 김서현이 SNS에 올린 글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이 일이 터진 후 김서현을 포함해 젊은 선수들에 해 준 이야기가 있나.
언급을 자제하기로….
-새로온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 2년차 문동주에 대한 관심이 크다. 2주 넘게 지켜본 두 선수는 어떤가.
스미스는 공이 빠르고 제구가 안정돼 있더라. 건강 이슈가 있었는데, 다치지만 않으면 잘 할듯 하다. '워크에식(Work ethic·건강한 직업의식, 일에 대한 근면하고 성실한 태도)'이 좋고 국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같이 운동을 해보니 동주가 정말 부럽더라. 내가 가져봤으면 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작년에 부상으로 고생했는데, 올해 몸관리를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는다.
-'주장' 정우람 아래 투수 조장을 맡았다. 투수 출신에 베테랑 선수로서 공유하는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나도 다른 팀에 갔다가 돌아왔지만,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이 많이 떠났다. 이번에 (채)은성이형, (오)선진이형이 합류해 (정)우람이형이 좋아하는 것 같다. 주장 혼자 할 수 없는 것도 있으니 우리가 중간에서 도와주면 더 끈끈한 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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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해외 캠프에 왔는데, 공교롭게 트레이드 되던 해 캠프를 했던 애리조나라 감회가 새롭다. 잘 돼서 돌아온 것이라 좋은 기분으로 훈련하고 있다. 비시즌에 잘 쉬었고 몸을 잘 만들어 시즌 준비 잘 하고 있다. 엄청난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그동안 경험한 것들을 어린 선수들에게 많이 얘기해주려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