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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호주에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모처럼 호주에서 열리게 된 KBO 구단의 야구 경기. 성인 기준 22 호주달러(약 1만 9600원)의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일찌감치 약 1000장의 표가 팔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수연 씨는 "원래 남편과 함께 두산팬이었는데 1년 반 전에 호주로 넘어오면서 TV로만 보게 됐다. 훈련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이렇게 경기를 한다고 해서 오게 됐다"라며 "호주에서는 야구를 못 볼 줄 알았다. 또 코로나19로 KBO 구단이 훈련도 못와서 더 아쉬웠는데 마침 두산이 훈련을 한다고 해서 반가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WBC 대표가 6명이나 포진해 있는 호주 올스타와의 경기. 경기는 초반부터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두산은 1회부터 점수를 뽑으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선발 투수 최승용은 1회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분위기가 한껏 올라오는 듯 싶었지만, 경기는 짧게 끝났다. 2회말 호주 올스타의 공격을 앞두고 먹구름이 들이닥치면서 강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졌다.
한동안 날씨 상태를 지켜봤지만, 빗줄기가 굵어졌고 결국 2회말에 들어가지 못한 채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점수는 두산이 4-0으로 리드를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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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선수들은 버스 탑승 전 야구장을 방문한 팬들을 위해 '미니 사인회'를 열었다. 버스 출발 시간이 임박하자 김재환은 사인을 멈추고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며 "마지막으로 사진 찍으세요"라고 유쾌하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팬들은 김재환의 애교에 휴대전화 카메라 어플을 실행시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사람은 이승엽 감독. 현역 시절 KBO리그 최다홈런(467홈런)을 날리며 '국민타자'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 감독은 경기 전부터 많은 사인을 해줬다. 팬들은 이 감독의 모습이 보이면 달려가 사인 요청을 했고, 이 감독은 야구공, 글러브, 유니폼 등등 팬들이 요청하는 위치에 쉴틈없이 사인을 했다.
우천으로 중단이 된 상황에서도 이 감독은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감독은 "많은 팬들께서 응원해주시기 위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드니(호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