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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때부터 원했다." 47번의 저주를 알고도 잡은 왼손 에이스의 집념[애리조나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2-01 23:16 | 최종수정 2023-02-02 18:52


"입단때부터 원했다." 47번의 저주를 알고도 잡은 왼손 에이스의 집념[…
LG 김윤식이 2일(한국시각) 캐치볼을 하고 있다. 스코츠데일=권인하 기자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오히려 즐기겠다."

LG 트윈스 김윤식에게 2023시즌은 중요한 해다. 지난 시즌 후반 쾌투로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뽑혔고, LG에선 국내 에이스인 3선발에 낙점됐다. 팀이 우승에 올인하는 시즌이니 만큼 3선발을 맡은 김윤식의 역할이 중요하다. 9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도전할 수 있다.

김윤식은 지난시즌 신데렐라로 떠오르며 LG 국내 선발의 자존심을 세웠다. 대체 선발로 출발했던 김윤식은 시즌을 치를 수록 안정감을 보이면서 후반기엔 에이스급으로 올라섰다. 23경기에 등판해 8승5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9월부터 6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79의 놀라운 피칭을 선보였다. 또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1실점의 쾌투를 선보여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확인시켰다.

이러한 성장을 본 염경엽 감독은 그에게 올시즌 3선발자리를 줬다. 현재 LG의 국내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감을 보여줬기 때문에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김윤식은 이렇게 중요한 시즌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 바로 입단 때부터 자신이 원했던 등번호 47번을 달게 됐다. 47번은 LG의 레전드인 이상훈 해설위원의 등번호다. 이 위원이 코치로 돌아와 47번을 단 적이 있었고 이후엔 47번을 아무도 달지 않았다. 김윤식은 입단 때부터 달고 싶었지만 신인이 47번을 달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에 비슷한 57번을 김윤식에게 내줬다. 그리고 입단 4년째에 달 수 있게 됐다.

김윤식은 "언젠가는 달고 싶었던 번호였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47번을 달고 더 잘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상훈 선배님께 직접 47번을 달고 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47번 달고 더 씩씩하게 던져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사실 LG에서 47번은 회피하는 번호 중 하나다. 이 위원 이후 서승화 조윤준 봉중근 등이 47번을 달았지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 이 위원이 코치로 돌아왔을 때 "47번은 저주받은 번호"라면서 스스로 그 번호를 달기도 했었다.

김윤식은 그 얘기에도 꿋꿋하게 반전을 말했다. "작년에 선발 나갈 때 나보다 우위에 있던 외국인 투수나 안우진형 등과 만날 때 어차피 예측은 기울어져 있어서 잃을 게 없으니까 더 공격적으로 들어갔다"면서 "반전을 일으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번에도 오히려 즐기겠다"라면서 자신이 원했던 47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스코츠데일(미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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