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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코디 벨린저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3-5로 뒤진 8회초 1사후 크리스 테일러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봐야 한다. 그는 작년에도 정규시즌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5에 머물렀다. 그나마 포스트시즌서 끝내기 안타와 동점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는 등 12경기에서 타율 0.353, 1홈런, 7타점을 때리며 기사회생해 연봉 1700달러에 일찌감치 재계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정규시즌서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하나 144경기에서 타율 0.210(504타수 106안타), 19홈런, 68타점, 70득점, OPS 0.654로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OPS+는 78로 리그 평균 미달이다. 가을 무대에서는 한 방 쳐주나 했지만, 역시 무기력으로 일관했다.
MLB.com은 '첫 세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벨린저는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작년 OPS+가 44로 리그 평균보다 56이 낮았으며, 올해도 타율 0.210으로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며 '더욱 안 좋은 대목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트레이스 톰슨과 크리스 테일러에게 선발 자리를 뺏기고 벤치에 앉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MLBTR의 연봉 모델에 따르면 벨린저의 내년 연봉은 1810만달러가 예상되는데,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서 믿음을 주지 못한 타자에게 그 많은 돈을 줄까? 다저스는 이에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벨린저는 2017년 타율 0.267, 39홈런, 97타점을 때리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라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9년에는 타율 0.305, 47홈런, 115타점, OPS 1.035를 마크, MVP에 선정되며 전성기에 접어든 모습을 보였다.
MVP 출신 중 나락으로 떨어진 타자로 밀워키 브루어스 크리스티안 옐리치도 꼽히는데, 그는 올해 154경기에서 타율 0.252, 14홈런, 57타점, 99득점, OPS 0.738로 벨린저보다는 잘 쳤다.
2000년 이후 신인왕과 MVP를 모두 차지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13명이다. 그 중 MVP에 오른 직후 급전직하한 예는 벨린저 밖에 없다. 그의 신인왕 동기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MVP가 유력해 좋은 대조를 이룬다.
다저스가 오는 12월 초 벨린저를 재계약 명단에서 제외하면 그는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다. 다저스가 재계약 삭감률 상한선인 20%를 적용해 연봉을 제시할 리는 없다. 천하의 벨린저가 초조한 마음으로 구단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