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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 'FA 오타니'로 방향 튼다는데, '투타겸업' 가을야구는 언제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10-18 01:06 | 최종수정 2022-10-18 05:11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언제쯤 메이저리그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까.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열기를 더하고 있는 포스트시즌이 리그챔피언십시리즈를 앞둔 가운데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볼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LA 다저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뉴욕 메츠 등 정규시즌 100승을 넘긴 팀들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가 하면, 타자 중엔 뉴욕 양키스 해리슨 베이더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요단 알바레스, 투수 중엔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놀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조시 헤이더 등 가을 스타도 어김없이 탄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가을야구를 누벼야 할, 혹은 누빌 필요가 있는 선수 하나가 떠오른다. LA 에인절스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한 번도 가을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벌써 지난해 말부터 "이기고 싶다"는 의사를 수 차례 밝히며 포스트시즌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 소속팀에 있는 한 오타니의 꿈은 이뤄지기 어렵다. 에인절스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한 것은 2014년이다. 올해까지 벌써 8년째 빈손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돈을 적게 쓰는 리빌딩 구단도 아닌데 말이다.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 불세출의 두 영웅을 보유하고도 매년 승률 4할대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에인절스의 전력이 획기적으로 좋아지기 힘든 구조하는 점이다. 올겨울 구단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큰 돈을 쓸 수 없다. 또한 팜 시스템이 모범적인 구단도 아니라서 거물급 영입도 여의치 않다. 전문가들은 에인절스가 곧 리빌딩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인절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3000만달러에 오타니와의 연봉 재계약을 서둘러 마쳤다. 이에 대해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내년 계약을 일찌감치 마친 건 '제1 스텝'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오타니를 사랑하며 그를 장기계약으로 잔류시키는 것만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결국 오타니는 올겨울 혹은 내년 여름 트레이드 되거나, 1년 뒤 FA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 오타니가 어떤 형식으로든 에인절스를 떠나 우승을 다툴 수 있는 구단으로 이적한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뉴욕 메츠가 거론된다.

수많은 언론들이 오타니와 메츠를 연결하는 건 빌리 에플러 메츠 단장 때문이다. 에플러 단장은 에인절스 단장 시절 오타니를 영입한 인물이다. 오타니를 가장 잘 알고 친분이 가장 두터운 메이저리그 관계자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메츠는 최고 부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우승'을 명분으로 오타니 영입에 올인할 수도 있다.


메츠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땐 트레이드보다는 내년 말 FA 시장에서 오타니를 공략할 공산이 커 보인다. 에플러 단장은 지난 16일 시즌 결산 인터뷰에서 "지난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한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도 강조했지만, 전력의 지속성을 확립하는 일이 나에겐 중요하다"고 했다.

전력의 지속성(sustainability)이란 유망주들을 키워 뎁스를 두텁게 하는 걸 말한다. 메츠는 지난 여름 트레이드에 소극적이었다. 스타 한 두명을 위해 여럿 유망주들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메츠 팬매체 라이징애플은 '에플러 단장이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윈나우를 기치로 내건 메츠가 만약 그때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면 동부지구 우승은 물론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여름 샌디에이고가 후안 소토를 영입하기 위해 팀내 톱 유망주들을 워싱턴 내셔널스에 대거 내줬는데, 오타니는 그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결국 메츠는 오타니를 FA 계약을 통해 데려올 가능성이 훨씬 커 보인다. 돈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타니가 메츠 유니폼을 입는다면 그의 포스트시즌 투타 활약을 보는 시점이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는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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