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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레전드'의 '작전 야구' 예고…"사소한 플레이도 진지하게"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0-15 14:48 | 최종수정 2022-10-18 06:23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사령탑에 오른 KBO리그 최고 홈런타자가 선언한 야구 색깔은 '세밀함'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4일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 KBO 총재특보(46)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신임 감독 최고 대우다.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이다. 지난해 KT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이강철 감독이 재계약 연봉이 5억원인 것을 생각하면 이 감독의 대우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최고의 홈런타자로 활약했다.

이 감독은 199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1096경기에서 타율 3할2리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정규리그 MVP 및 홈런왕에 5차례 올랐고, 골든글러브는 10차례나 수상했다. 통산 홈런 1위에 여전히 이승엽의 이름은 지워지지 않았다.

KBO리그에서는 삼성에서 밖에 뛰지 않은 '원클럽맨'. 두산과의 인연이 낯설 법도 했지만, 이 감독은 "은퇴한 지 5년이 됐는데 기회를 준 곳이 두산이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감동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삼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인사를 전했다.

KBO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했지만, 이 감독은 '세밀한 작전 야구'를 지향점으로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크게 치는 타자였지만, 예전부터 작전 야구를 좋아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어느정도 녹아있었다. 이 감독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 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요미우리 자이언츠-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뛰었다. 재팬시리즈 우승도 두 차례나 있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 뛴 영향도 있다. 기본기, 작은 실수, 사소한 플레이에 대해 태도가 진지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이 말한 색깔에 맞춰 일본인 코치 영입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2018년 두산 타격 코치로 있던 고토 코지 코치와 계약했고, 젊은 선수 육성을 20년 넘게 해온 구보 야스오 전 소프트뱅크 2군 코치를 마무리캠프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 이 외에도 추가로 일본인 코치 영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KBO 40주년 기념 레전드 이승엽이 트로피를 받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프로의식'을 강조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도 외에도 피나는 선수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 감독 코치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꼭 해야하는 건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18일 취임식을 한 뒤 경기도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진행하는 마무리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막 감독이 돼서 색깔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섬세한 야구를 할 수 있을 거 같다"라며 "팀에 들어가서 선수단 파악이 우선이다. 나 혼자 야구 스타일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잘해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마무리훈련부터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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