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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 2025년까지 3년 계약,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10-17 06:31 | 최종수정 2022-10-17 06:32


LA 다저스는 지난 3월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2025년까지 계약을 3년 연장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올 정규시즌서 팀 역대 최다인 111승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일정 부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공이다.

또한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서 첫 관문인 디비전시리즈에서 참혹하게 탈락한 것은 로버츠 감독의 실패다. 이럴 때 구단주는 어떤 심정일까.

로버츠 감독은 올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3월 스포츠 토크 프로그램 '댄 패트릭 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정규시즌을 모두 마치면 포스트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2022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다. 올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 역사의 기록에 남길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초점이자 목표"라고 했다.

팀 전력에 대한 자신감과 우승 의지의 표현이었다. 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그 시기에 다저스는 로버츠 감독과의 계약을 2025년까지 3년 연장했다. "우승을 부탁하니 잘 해보자"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ESPN이 1만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다저스는 30.6%로 압도적인 1위였다. 아메리칸리그 최강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18.0%에 불과했다.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무릎을 꿇은 직후 팬그래프스가 제시한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휴스턴이 36.4%로 1위, 샌디에이고가 26.3%로 2위로 나타났다. 다저스는 이 확률을 논할 대상도 아니고 자격도 없어졌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타일러 앤더슨(5이닝 2안타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 크리스 마틴(1이닝 2안타 무실점)까지는 무난하게 마운드 운영을 했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7회말 베스트 불펜을 가동하지 못했다. 나이만 많지 최근 빅리그 경험이 적은 토미 칸레를 7회 첫 투수로 내보내더니 그가 2안타와 볼넷으로 1실점하며 무사 1,2루에 몰리자 다음 투수로 옌시 알몬테를 기용했다.


알몬테는 김하성과 후안 소토에게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2사 1,3루서 알렉시 베시아가 등판하자마자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에반 필립스, 브루스다 그라테롤, 블레이크 트레이넨 등 '불펜 1진'을 아꼈다.

로버츠 감독은 정규시즌서 필승조 역할을 거의 하지 않은 칸레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추격점을 내주자 당황하기 시작했고 타이밍을 잃었다. 이미 몸을 푼 알몬테를 내보냈고, 거기에 더해 스스로 확신도 없던 베시아에게 이닝을 마무리하도록 했다. 포스트시즌서 한 이닝에 5점을 허용한 것은 초보 감독도 흔치 않은 일이다. 샌디에이고 밥 멜빈 감독의 다이내믹한 마운드 운영이 상대적으로 빛난 이유다.

로버츠 감독의 포스트시즌 함량 미달이 또 드러났을 뿐이다.

로버츠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통산 승률이 0.632(653승380패)로 현역 1위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승률은 0.556(45승36패)로 한참 떨어진다. 이 가운데 단축시즌인 2020년을 뺀 162게임 체제의 6년 통산 포스트시즌 승률은 0.508(32승31패)로 겨우 5할을 넘겼을 뿐이다. 강팀을 만나는 단기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작전 실패가 잦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올해를 허송세월했다고 생각하는 팬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우리 선수단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누구나 자기 의견을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다저스는 이런 감독에게 2025년까지 지휘봉을 맡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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