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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쉬움 가득했던 도쿄올림픽. 그러나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발견한 무대이기도 하다.
김 감독의 구상대로 이의리는 KT전에서 팀이 2-3, 1점차로 추격하던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KT 타선을 막아내고, 9회초 역전 실마리를 잡는다는 게 KIA 벤치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안타 1개,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배정대에게 싹쓸이 2루타를 내주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의리는 좀처럼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선두 타자 안타를 내준 뒤 제구 문제를 좀처럼 풀지 못했다. 공은 빨랐지만, 들쭉날쭉한 피칭이 이어지면서 볼넷 악몽이 살아났다.
이의리가 마운드에 오를 때 KT 타선은 하위 타순부터 출발했다. 하지만 앞선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만든 배정대가 선두 타자로 나서는 타이밍이었고, 이후에도 베테랑 박경수, 이날 멀티 히트를 기록한 심우준 등 우타자가 줄줄이 나서는 라인업이었다. KIA 벤치는 전문 불펜 요원을 활용하는 대신 이의리의 강력한 구위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의리는 큰 무대의 중압감과 상성을 이겨내지 못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