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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직 은퇴할 나이는 아니지 않나요."
윤명준(33)은 최근 두산 베어스로부터 2023년 시즌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2013년 34경기에서 4승1패 4세이브 7홀드를 기록하며 1군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61경기에 나와 71⅔이닝을 소화하는 등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며 7승 16홀드를 올린 그는 2015년 초반에는 마무리투수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윤명준은 2015년 60경기에서 68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는 등 두산 왕조 시작의 발판을 놓았다.
2019년까지 꾸준히 50경기 이상을 출장한 그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밸런스가 다소 흔들렸다. 경기에서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지난 5월18일 잠실 SSG전에서 연장 11회초 1이닝을 잘 막았지만, 11회말 팀에서 엉뚱한 주루 플레이가 나오면서 한 차례 김이 빠졌고, 결국 무너져 패전투수가 됐다. 윤명준으로서는 반등점이 될 수 있던 경기였지만, 패전과 함께 이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올 시즌 1군 등록 일수가 63일에 그쳤던 그는 3일이 부족해 FA 자격을 얻지 못했다. 내년 시즌 반등을 노렸지만, 결국 두산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11년 간 함께 했던 팀에서 내린 잔혹한 결정. 윤명준은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고, 팀도 성적이 좋지 않고, 끝이 좋지 않아서 아쉽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올 시즌 창단 첫 9위로 마친 두산은 지난 8년 간 팀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결별했고, 선수단 정리에도 나섰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던 주축 멤버였던 오재원과 이현승은 은퇴를 했다.
2015년과 2016년, 2019년까지 두산이 정상에 선 순간 모두 함께 했던 윤명준은 "팀 우승 때 함께 했던 만큼, 두산에 좋은 기억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두산에서 황금 시기를 함께 보낸 선수들이 한 명씩 떠나다보니 무거운 마음이다. 가장 좋았던 기억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 이제 과거로 되는 것이 슬프다"고 아쉬워했다.
비록 두산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마지막까지 건강한 몸으로 공을 던진 만큼, 재기를 자신했다. 윤명준은 퓨처스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14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에 한 차례 4실점(3자책)이 있어 평균자책점이 확 올라갔지만, 꾸준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빠른 공을 던지는 유형은 아니지만 최고 시속 145㎞까지 던지기도 했다.
윤명준은 "시즌 마지막까지 다 소화했다. 부상도 없고, 몸 상태는 좋다"라며 ""최대한 좋았을 때의 투구폼 느낌을 찾아가고 있다. 이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고 밝혔다.
윤명준의 최고 강점은 부상이 많지 않다는 것. 과거 어깨 통증이 한 차례 있지만, 많은 이닝을 던졌음에도 특별하게 아픈 곳 없이 시즌을 치러왔다. 윤명준은 "아무래도 예전에 어깨 불편함이 있어서 '유리몸' 이미지가 강한 거 같다. 꾸준하게 공부를 하면서 다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명준은 이어 "아직 은퇴할 나이는 아닌 거 같다.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이든 불러주신다면 보답하도록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응원했던 두산 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명준은 "그동안 윤명준이라는 선수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가슴 속에 응원 함성 잊지 않겠다. 그동안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