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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출정식도, 우승 축하연도 아니었다. 하물며 가을야구에도 실패한 시즌 최종전. 하지만 구단주가 직접 나타났다.
경기 후에는 이대호의 은퇴식에 직접 참여했다. 롯데의 우승 도전을 위해 오롯이 17년을 바친 레전드에게 은퇴 선물과 영구결번을 증정했다.
이대호는 KBO리그 기준 롯데 원클럽맨이다. 하지만 2001년 데뷔 이래 우승은 커녕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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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주에 취임한 것은 2020년이지만, 오래 전부터 구단주 대행으로 관심을 쏟았다. 롯데 마린스의 경우 1995년 대표로 취임한 이래 27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승엽, 김태균 등 한국 선수들의 일본 롯데 영입을 직접 추진했다. 특히 이승엽이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한 뒤에도 그의 모친상을 챙겼고, 스프링캠프 현장을 찾아 김태균에게 "약점을 철저하게 공략하는 일본 야구에 대비하라"고 조언하는 등 세세하게 보살폈다.
롯데 역사에 남을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영입 역시 신 회장의 작품이다. 2007년 10월 감독 선임을 고민하던 프런트에 외국인 감독을 직접 제안했고, 당시 바비 발렌타인 일본 롯데 감독의 추천을 받아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한 것. 롯데가 '비밀번호'를 끊고, 1999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9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데는 이 같은 구단주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이대호도 롯데그룹 및 구단 관계자와 별개로 신동빈 회장을 따로 언급하며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며 특별한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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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는 내년부터 샐러리캡이 도입된다. 2019년 기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연봉 총액 100억원을 넘기며 전체 1위였던 롯데는 3년간 꾸준한 다이어트를 통해 올해초 8위까지 몸집을 줄였다. 충분한 캡(여유)을 확보했다.
신 회장은 올해에만 2차례나 사직구장을 찾으며 구단과 긴밀하게 소통했다. 롯데에겐 이대호의 은퇴시즌이자 고승민 황성빈 나균안 등 '젊은피'가 본격적인 가능성을 보여준 해였다. 올겨울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진다면, 가을야구 그 이상의 도전도 꿈이 아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