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역시 잘 데려왔다. 팀을 위한 무서운 집념으로 해낸 복귀. 가장 무서운 대타가 떴다[SC초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10-09 08:44 | 최종수정 2022-10-09 09:44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박병호.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08/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가장 무서운 대타가 떴다. 2022시즌 홈런왕이 대타로 나서는데 누가 겁나지 않을까.

KT 위즈 박병호가 기적같은 회복력으로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에 돌아왔다. 9월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좌중간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멈추려다 왼쪽 발목을 다쳤다. 인대 손상으로 인해 수술 소견을 받았지만 박병호는 포스트시즌이라도 함께 하기 위해 우선 재활을 선택했었다. 당시만 해도 포스트시즌에 돌아오는 것도 엄청난 일로 여겨졌고, 사실상 쉽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빠르게 회복을 한 박병호는 어느새 타격 훈련을 하고 있었고, 지난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대타로 출전했다. 한달이 채 되지 않은 27일만에 복귀전을 치른 박병호는 한술 더 떠 8일 KIA전서는 홈런까지 쳐냈다. 3-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선 박병호는 KIA 김유신을 상대로 중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박병호의 한방으로 6-0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났다.

아직 주루까지 완벽하지 않아 현재로선 대타 정도로만 출전할 수 있는 상태다. 그래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대타로 나서 득점타를 치는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

박병호가 벤치에 있음으로 인해 KT는 공격력 자체에 플러스 효과가 생긴다.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박병호의 존재가 선수들의 부담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자신의 타격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타자들의 공격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부담감이 꼽히기도 한다. 찬스에 박병호가 나갈 수 있음으로 해서 찬스만 만들어줘도 된다는 편안함이 생긴다.

작전 구사에도 도움이 된다. KT는 우타 대타로 문상철이 있지만 약한 것이 사실이다. 박병호가 있음으로 인해 찬스에서 믿고 낼 수 있는 확실한 타자가 생겼다.

상대팀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올시즌 유일하게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타석에 서면 큰 것 한방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 제구를 잘하려다가 오히려 실투가 나올 수 있다.

박병호는 불의의 부상으로 홈런을 제외한 다른 타격 부문에서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그래도 한달 가까이 타석에 서지 못했음에도 홈런 1위는 굳건했다. 그만큼 박병호만한 홈런 타자가 없었다. 34개 홈런은 2018년 43개를 때린 이후 4년만에 가장 많은 홈런이다. 개인적으로 5번째로 많은 홈런을 때린 시즌.

부상으로 한달 가까이 쉬었다는 점이 박병호에겐 아쉬울 수 있지만 이렇게 돌아온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할 수 있다. 팀을 향한 생각이 그만큼 컸다는 뜻.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 박병호 잘 데려왔다는 말은 단순히 성적뿐만 아니라 이런 행동 하나하나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