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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잔칫집에 뿌려진 찬물 같았던 헤드샷 사구.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다만 한순간 찬물이 끼얹어졌다. 두 팀이 2-2로 맞선 4회말, 2사 1루에서 LG 선발 김영준의 138㎞ 직구가 롯데 포수 정보근의 얼굴을 강타했다.
정보근은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져 움직이지 못했다. 정보근은 목 보호대까지 찬 채 구급차를 통해 즉각 후송됐다. 헤드샷 사구 규정에 따라 김영준은 즉각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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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이대호의 머리에 남은 건 '부산 팬들에게 우승을 안겨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었다. 이대호는 "절대적인 믿음을 보내준 20년, 전 팬 여러분이 꿈꾸고 바랬던 우승을 결국 이뤄드리지 못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좀처럼 말을 잇지 못하던 이대호는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 돌아보면 팀의 중심에서 선수들을 이끌어야했던 제가 가장 부족했다. 후배들이 흔들릴 때 더 강하게 잡아주지 못했고, 흥분할 때 진정시켜주지못했고, 모두가 기대하는 순간에 해결해주지 못했다"며 거듭 울먹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대호는 "이제 배트와 글러브를 놓고, 맥주와 치킨을 쥐고 사직 관중석의 롯데 팬으로 돌아가겠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는 롯데 자이언츠로 만들어달라"는 의미있는 속내도 덧붙였다.
이날 경기 후 롯데 구단 측은 "정보근은 정밀검진(CT 검사)을 받은 결과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경기 종료 전에 돌아와서 귀가했다"고 전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