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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최형우가 생갭다 빠른 선수다."
6번 김선빈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나 2사후 황대인과의 승부에서 최형우가 최근에 보여주지 못한 빠른 발을 과시했다.
1S에서 2구째에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정우영이 던진 150㎞의 투심이 바깥쪽으로 빠졌고, 이를 잡은 허도환이 곧바로 2루에 성공했으나 결과는 세이프.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KIA 김종국 감독은 6일 경기전 최형우의 도루에 대해 묻자 살짝 미소를 보이면서 "주루 코치와 준비한 것 같더라"라고 했다. 사전에 준비가 된 작전이었다는 뜻.
"사실 최형우가 1루에 나가면 어떤 투수도 관심을 두지 않지만 상대 투수 정우영 역시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김 감독은 "최형우도 생갭다 빠르다. 보이는 몸에 비해서 빠르고 센스도 있다 2아웃이라서 도루를 시도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우영은 올시즌 27개의 도루를 허용해 한화 이글스 김민우와 함께 최다 도루 허용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이닝 수에서 차이가 나 이닝당 도루는 정우영이 압도적인 1위다.
퀵모션이 느린 정우영이 최형우를 견제하지 않고 있었기에 최형우가 빠른 타이밍에 2루로 뛰어 살 수 있었다. 4년만에 도루에 성공한 최형우의 통산 도루는 28개가 됐다.
최형우의 도루는 상대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던 류지현 감독에겐 울림으로 다가왔다. 5위에 대한 절실함을 느낀 듯. 류 감독은 "가끔 양의지도 그런 도루를 하는데 그만큼 열정이 있어야 할 수 있다"면서 "어떤 때는 고참의 말 한마디 보다 행동이 메시지로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최형우의 도루가 그랬다. 상대팀이지만 상당히 좋게 봤다"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6일 경기서도 2루타 2개를 치고 2득점을 하며 팀의 4대3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우승반지 5개를 가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의 헌신으로 KIA는 5강에 한발 더 다가섰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