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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MVP 후보로 거론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가 하나 있다.
오타니가 없었다면, MVP는 당연히 게레로의 몫이었을 것이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게레로가 평생 잊지 못할 시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게레로는 올해 와신상담하며 시즌을 준비했지만, 160경기에서 타율 0.274, 32홈런, 97타점, 90득점, OPS 0.819에 그치며 팬들과 언론의 시야에서 한참 벗어났다. AL에서 홈런 공동 7위, OPS 16위로 떨어졌다. MVP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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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이란 표현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저지의 편을 들어준 것이다. 지난해 MVP 투표에서 그 누구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한 섭섭함이 담긴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게레로의 그런 심정을 올해는 오타니가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AL MVP 표심이 저지에게 쏠려있기 때문이다. 저지는 지난 5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AL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혹시나 로저 매리스와 타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정규시즌 종료를 하루 앞두고 홈런 역사의 새 주인공이 됐다.
저지는 AL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WAR 등 무려 11개 부문 1위에 올랐고, 시즌 내내 저지의 강력한 방망이를 앞세운 양키스는 99승63패로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홈런 신기록과 팀의 압도적인 플레이오프 진출 분위기를 감안하면 플레이오프에 실패한 오타니가 저지를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타니는 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규정이닝을 채웠다. 역사상 처음으로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넘긴 오타니는 투수로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 타자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를 마크했다. 오타니는 시즌 말미에 "작년에 MVP를 받았지만, 올해는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욕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MVP 2연패는 그야말로 욕심이다.
bWAR은 저지가 10.6으로 1위, 오타니가 9.6으로 2위다. fWAR도 저지가 11.5로 오타니의 9.3을 압도한다. 저지가 MVP가 된다면 오타니의 반응 또한 궁금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