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3억→신인왕→10승 vs 3억7천→4승→2승. 영호남 왼손 유망주 라이벌의 엇갈린 희비[잠실 리포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10-05 10:04 | 최종수정 2022-10-05 11:22


KIA 이의리와 롯데 김진욱. 스포츠조선DB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명 때부터 라이벌이었다. 둘 다 왼손에 빠른 공을 구사하며 차세대 KBO리그를 이끌 에이스 재목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팬들은 2007년 입단한 동갑내기 양현종(KIA) 김광현(SSG)처럼 커가길 기대했다.

첫 시즌 둘 다 4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명은 선발로 꾸준히 나선 덕에 신인왕을 수상했다.

그리고 두번째 시즌. 신인왕은 풀타임 선발로 나서면서 10승(10패)을 기록했다. 한명은 1,2군을 오가면서 2승에 그쳤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얘기다.

출발 할 때 둘의 재능은 비슷했다. 계약금만 보면 김진욱이 더 우위였다. 2차 1라운드로 지명됐던 김진욱은 3억7000만원을 받아 장재영(키움·9억원)에 이어 2021 신인 계약금 2위에 올랐고, 1차 지명인 이의리는 3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에서 2년만에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이의리가 두번째 시즌만에 150이닝을 돌파하며 10승 고지에 오른 반면, 김진욱은 선발로 출발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고, 제구에 발목이 잡히면서 결국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이의리는 4일 잠실 LG전서 5이닝 6안타 2실점으로 팀의 8대3 승리를 이끌고 10승을 기록했다. KIA에서 양현종을 제외하고 국내 투수 중 10승을 거둔 것은 2012년 김진욱 이후 이의리가 10년만이다. 그가 던진 154이닝도 2011년 윤석민이 172⅓이닝을 기록한 이후 양현종을 제외한 국내 투수 중 최다 이닝이다. KIA로선 양현종을 이을 왼손 에이스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9경기에 등판해 4승6패 8홀드를 기록했던 김진욱은 올시즌엔 선발로 보직을 받고 출발했다. 첫 등판인 4월 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7이닝 2안타 10탈삼진 1실점의 쾌투로 첫 선발승을 따내며 올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이후 불안한 피칭이 이어졌다. 제구 불안이 결국 자신감 하락을 가져왔고, 2군에 내려가 조정을 받기도 했다. 7월 26일 두산 베어스전서 아웃카운트 1개만 기록하고 2안타 3볼넷으로 5실점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간 뒤 9월까지 소식이 없었다. 시즌 막판에야 1군에 올라와서는 선발이 아닌 중간으로 두차례 던지면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2승5패 평균자책점 6.36.

지난해 3000만원으로 똑같이 출발한 연봉은 올시즌 이의리가 9000만원, 김진욱은 5100만원으로 벌어졌고, 내년엔 연봉 격차가 더 커질 듯하다.

김진욱이 내년엔 달라진 모습으로 이의리와 다시 경쟁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둘의 차이가 더 커질까. 영호남의 라이벌 팀의 왼손 유망주이기에 더 흥미로운 둘의 성장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