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연승은 있어도 연패는 없다. SSG 랜더스가 우승한 '진짜 비결'이다.
SSG의 올 시즌 승패 추이를 보면, 연승은 있어도 연패는 드물다. 최장 기간 연승은 개막 10연승이었고, 최장 연패는 3연패다. 4연패 이상은 한 차례도 없었다. 3연패는 총 4차례 있었다. 5월과 5월, 8월말과 9월초에 한차례씩 4번 기록했지만 4연패 이상으로 길어지지 않았다. 전형적인 강팀의 패턴이다. 보통 잘 나가던 팀들도 한 차례 고비를 못넘기면 7연패, 8연패 이상 연패가 길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SSG의 경우, 그런 장기 연패 자체가 없었다.
마운드의 힘이다. 올해 SSG의 선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시즌 초반부터 잘 풀렸다. 김광현이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선발 자리도 확실치 않았지만, 노경은과 이태양, 오원석이 훌륭하게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후 김광현과 윌머 폰트 '원투펀치'가 중심 축을 잡고, 승수를 빠르게 쌓아 나갔다. 김광현(13승)과 폰트(13승)의 올 시즌 합작 개인 승수는 26승에 불과하지만, 실제 위압감과 팀 승패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컸다. 연패가 길지 않았던 비결이다.
기복은 있어도 '슬럼프'는 없는 타선 역시 투수들이 지쳐있을때 연패로 가는 길을 차단했다. 주축 타자 한유섬(21홈런)과 최 정(26홈런)은 나란히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거포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고, 추신수-최지훈으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는 2시즌만에 완벽히 자리를 잡았다. 외국인 투수 못지 않게 타자 교체도 만점이었다. SSG는 제이미 로맥이 은퇴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거포형 1루수' 케빈 크론과 계약했지만, 전반기 활약이 기대에 못미쳤다. 고민 끝에 크론을 방출했지만, 그사이 '루키' 전의산이 새로운 거포-1루수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또 크론 대신 영입한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출신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는 후반기 펄펄 날면서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이런 투타 조화는 SSG가 후반기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끝내 고꾸라지지 않은 원동력이었다. 연승은 많고, 연패는 적은 팀은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을 달릴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