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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외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3)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쯤되면 무력시위다.
모두가 기다리던 시즌 5승째(7패).
한국전쟁 72주년 기념일이었던 6월 25일 대전 한화이글스전 이후 무려 80일, 11경기 만의 승리 추가. 평균자책점이 2.40(전체 4위)인데 시즌 5승. 수아레즈는 다승 30위권 밖에 있다.
경기 후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은 "무엇보다도 수아레즈의 승리를 축하하고 싶다. 선수 본인은 물론 전 선수단이 애타게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불운했고, 모두가 애타게 그의 승리를 응원했다.
수아레즈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SSG전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 이 4경기에서 29이닝 동안 단 4실점(1.24) 했다. 상대가 SSG→SSG→키움→NC였다는 점도 놀랍다.
9월 이후 극강타선인 NC를 상대로 거둔 4연속 퀄리티 스타트. 의미가 크다.
양의지를 앞세운 NC는 9월 이후 최강 타선의 팀이다. 11경기 팀타율 0.289, 17홈런, 73득점, OPS가 0.828. 타율만 2위고 전 공격지표가 1위다. 이를 바탕으로 이날 삼성을 만나기 전까지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현란한 변화구와 150㎞가 훌쩍 넘는 빠른 공의 수아레즈의 공에 꽁꽁 묶였다. 5위 탈환을 위해 빠르게 전진해야 할 6위팀이 수아레즈 암초에 사로잡혔다.
단 5승 투수에 불과하지만 수아레즈는 KBO리그 최상위를 다투는 특급투수의 통계를 자랑한다.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던 시즌 초에는 투구수가 다소 많았다. 긴 이닝 소화에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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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을 경기당 1,2개 밖에 내주지 않고 빠른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평균 151㎞의 패스트볼 구위가 워낙 강력한데다 포심과 반대궤적의 투심,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반대궤적의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까지 공 빠른 팔색조다.
원하는 곳에 뿌릴 수 있는 안정된 제구도 갖추고 있다. 경기 운영과 수비, 주자 견제,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성품까지 선발투수로서 모든 장점을 두루 지녔다. 연패에 빠진 팀을 위해 기꺼이 시즌 중 구원투수로 나설 만큼 팀 퍼스트 정신까지 지닌 효자 외인. 2년 차가 될 내년 시즌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투수다.
딱 하나 변수는 미국행이다.
수아레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한 꿈을 펼치지 못했다. 2016,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발과 불펜에서 40경기를 뛰며 3승8패, 4.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의 안정적 활약을 바탕으로 빅리그 재도전에 나설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 뷰캐넌과 피렐라 등 몸값 높은 특급 외인 선수들을 보유한 삼성이 외인 몸값 총액 400만 달러 상한제가 적용되는 첫해 어떤 운용의 묘를 발휘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