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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4승(10패)을 거두고 2년 연속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프로 7년차였던 지난 시즌, 29경기-155⅓이닝을 던지면서 이전 6년간 거둔 승수보다 많은 승리를 올렸다.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김민우(27)는 묵직한 짐을 두 어깨에 얹어놓고 올 시즌을 맞았다. 3년 연속 꼴찌가 유력한 팀의 국내 에이스. 공수에서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이 따르는 자리다.
앞이 안 보이는 어둠의 터널도 지났다. 5월 24일 두산전에서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기고, 8월 23일 LG 트윈스전에서 4승을 거둘 때까지 11경기에서, 5패를 했다.
8월까지 4개월간 17경기에 나서 3승8패, 평균자책점 4.76.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8경기에 그쳤다. 팀이 최악으로 간다고 해도 버팀목이 돼 줘야하는데 아쉬운 면이 있었다.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가동을 멈춘 전반기 초반, 한화 마운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가 시즌 종료를 앞둔 늦은 오후, 어깨를 활짝폈다.
1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무실점 경기를 했다. 리그 1위 SSG 막강타선을 맞아 6회까지 6안타로 막고 5대0 영봉승을 이끌었다. 김민우의 호투에 막힌 SSG는 3연패에 빠졌다.
9월 4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9이닝 3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둔데 이어 2연승이다. 물론 올 시즌 첫 연승이다.
데뷔 첫 완투승을 기록한 NC전부터 호투가 이어졌다. NC전 2회초, 노진혁에게 시속 143km 패스트볼을 던져 1점 홈런을 맞았다. 이 홈런을 내준 후 13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2경기 15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60. 시즌 내내 볼넷으로 고전한 경기가 많았는데, 2경기에서 4개만 내줬다. 크게 흔들리거나 위기없이 매끄럽게 경기를 끌어갔다.
요즘 흐름이 매우 좋다. 최근 4경기에서 3승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승리를 거둔 상대팀이 피말리는 순위싸움중인 SSG, NC, LG다. 꼴찌팀의 주축투수로서 자존심을 세운 셈이다.
김민우는 지난 주 완투승 후 인터뷰에서 "9회 마지막 타자는 꼭 삼진으로 끝내고 싶었다"고 했다. 좋은 그림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했다. 한화야구도, 김민우의 2022년 시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로 입단. 김민우의 '커리어 하이'는 아직 오지 않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