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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아메리칸리그(AL) MVP를 굳혀가고 있는 가운데 올시즌에도 투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의 MVP 2연패 가능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지는 AL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등 공격 주요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타 겸업인 오타니를 이런 저지와 직접 비교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오타니는 타자로 타율 270, 32홈런, 85타점, 78득점, OPS 0.897을 마크 중이다. 투수로는 23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2.58, 181탈삼진을 올렸다. 올시즌에는 타석보다 마운드에서 더욱 위력적인 모습이다.
저지와 오타니를 직접 비교하기 위해서는 WAR을 들여다 봐야 한다. WAR은 베이스볼 레퍼런스(bWAR)와 팬그래프스(fWAR), 두 업체의 것을 사용한다.
bWAR은 저지가 8.4로 1위, 오타니가 8.1(투수 4.8, 타자 3.3)로 2위다. 0.3의 차이다. fWAR은 저지가 8.9로 1위, 오타니는 7.9(투수 4.4, 타자 3.5)로 2위다. 차이는 1.0으로 bWAR보다 크다. WAR서 저지를 따라잡는다고 해도 오타니는 상징성이 부족하다.
저지가 역사적인 홈런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오타니도 역사적인 뭔가가 있어야 한다. 일단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10승-10홈런'은 달성했다.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채우는 일도 중요하다. 규정타석은 이미 돌파했다. 앞으로 남은 5차례 등판서 26이닝을 보태면 규정이닝(162)도 채울 수 있다. 평균 6이닝씩 던져도 충분하다.
200탈삼진 고지에도 19개가 남아 2~3경기내 달성 가능하다. 결국 30홈런을 넘었으니, 8개 남은 40홈런이 마지막 과제다. 10승-200탈삼진-40홈런이면 저지에 필적할 만하다. WAR서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ESPN이 이날 소속 기자와 해설위원 등 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저지가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로 지목됐다. 저지에 대해 제시 로저스 기자는 '저지가 특별한 건 단순히 홈런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AL에서 볼넷 1위이고, 하드히트 비율 61%를 바탕으로 타율도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삼진 가장 많은 것도 아니다. 그는 완벽한 선수이므로 60홈런을 넘어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를 택한 패널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오타니는 AL 사이영상 부문서 2명의 지지를 받았다. 작년과는 대조적인 분위기가 읽힌다. 오타니는 지난해 투타에서 최상급 기량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만장일치로 AL MVP를 차지했다. 48홈런을 때린 홈런왕 블라디미르 게레로(토론토)는 1위표를 한 개도 얻지 못했다.
오타니가 MVP를 2연패하기 위한 웬만한 필요조건들은 거의 달성했고, 달성가능하다. 관건은 40홈런이다. 만약 40홈런에 도달한다면 표심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