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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보다 많은 팀 실책 1위' 업셋 5강, 가을의 기적을 원하는가. 기본으로 돌아가라[SC시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9-01 10:14 | 최종수정 2022-09-01 10:19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31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홍창기가 1회말 1사 1루에서 김현수 땅볼때 수비 실책을 틈타 2루에서 세이프 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31/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8월의 마지막 날, 잠실 LG전을 앞둔 NC 강인권 감독대행은 5위 추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좋은 경기를 하면서 승을 많이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수들이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송명기 신민혁 맷 더모디 등 선발 투수들이 힘을 내주면 5강 경쟁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잘 치고 잘 던지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야구.

하지만 하나 더 있다. 수비다. 잘 치고, 잘 던져도, 결정적인 순간 그물이 뚫리면 이기기 어렵다.

이날 LG전에서 보여준 NC 수비진은 5강 컨텐더 답지 않았다. 단순실수를 넘어 기본기가 흔들렸다.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31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해민이 3회말 무사 1루에서 김현수 좌전안타때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31/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말 1사 1루에서 김현수의 땅볼을 2루쪽에서 시프트한 3루수가 2루 쪽에 악송구를 범했다. 2사 1루가 될 상황이 1사 1,3루가 됐고, 채은성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주자가 뛰는 라인과 겹치도록 송구가 이뤄져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NC의 '멘붕' 수비는 매 이닝 이어졌다.

1-1 동점을 만든 2회말 무사 1,2루에서 LG는 페이크번트앤슬래시로 이중도루를 시도했다. 3루수는 번트수비를 위해 홈으로 전진했고, 유격수는 타자가 배트를 세우자 자신의 위치를 고수했다. 홈으로 대시하던 3루수는 포수의 송구를 몸을 숙여 패스했고, 3루수 키를 넘은 공은 텅빈 3루 베이스 위를 지나 외야로 향했다. 2루주자가 홈을 밟고 이어진 무사 3루. 이형종의 희생플라이로 1-3이 됐다. 약속된 플레이의 부재가 만든 참사였다.


NC는 3회말 무사 1루에서 김현수의 좌전안타 때 좌익수 마티니가 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시선 처리 미스로 공을 더듬는 사이 무사 1,3루를 만들어줬다. 채은성의 병살타 때 또 한점을 헌납했다. 실책 없이 무사 1,2루로 묶었다면 실점 없이 2사 3루가 될 상황이었다.

이후 3회 2사 1루에서 1루주자 오지환을 견제사로 잡아내는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주자와의 거리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며 무의미한 핑퐁송구가 이어지다 송구가 짧아 자칫 주자를 살려줄 뻔 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31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지환이 3회말 2사 1루 문보경 타석때 2루 도루중 아웃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8.31/
에에스 루친스키의 4실점은 모두 실책 영향을 받았다. 자책점은 단 1점 뿐. 투구수가 늘어나며 루친스키는 5이닝 만에 물러나야 했다.

기본이 흔들린 수비진은 결국 주중 첫 경기부터 불펜진에도 부담을 안겼다.

NC는 올시즌 한화와 최다 팀 실책을 놓고 경쟁중이다. 30일까지 102개의 실책으로 최하위 한화(103실책)보다 딱 1개 적었다. 하지만 이날 3개의 실책을 범해 105개의 실책으로 한화를 1개 차로 추월해 다시 최다실책 팀이 됐다. 문제는 우천취소가 많았던 NC는 8월까지 리그에서 가장 적은 경기수(111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팀이라는 점. 경기당 실책도 당연히 가장 많다.

30경기 남짓 남은 시점. 업셋이 어려운 건 단기간 위에 있는 팀보다 두배로 더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8월의 NC는 11승9패 승률 4위로 선전했다. 5위 KIA는 10승12패로 8월 승률 7위에 그쳤다.

NC가 실수를 줄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 커지는 대목이다.

잘 치고 잘 던지는 게 전부가 아니다. 결정적인 순간 그물이 뚫리면 사상누각이다.

가을의 전설을 원한다면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수비에 자물쇠를 채우지 못하면 5강은 없다. 가을야구 진출 여부를 떠나 NC는 강팀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있다.

실책으로 아쉽게 경기를 내준 날, 5위 KIA와의 승차는 6.5게임 차로 벌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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