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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베네수엘라 출신 리그 최정상 투수들의 자존심 대결. 이겼지만, 이기지 못했다.
마침 31일은 SSG 윌머 폰트의 복귀전. 어깨 피로로 열흘간 휴식을 취한 폰트는 통증이 사라지면서 컨디션을 회복해 이날 마운드에 돌아올 수 있었다. 삼성이 유독 약했던 SSG전. 그러나 알버트 수아레즈가 자존심을 살려줬다.
원래대로라면 30일에 치렀어야 할 경기는 비로 인해 하루 연기됐다. 그러나 수아레즈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이날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꽁꽁 틀어막는 호투를 펼쳤다.
6회초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다음 타자 한유섬의 땅볼 타구때 1루수 오재일의 포구 실책이 겹쳤다. 무사 1,3루 대위기. 그러나 최 정과 최주환-후안 라가레스로 이어지는 SSG 중심 타자 3인방을 내야 직선타-뜬공-삼진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7회초에도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전의산과 무려 11구 접전을 벌인 끝에 153㎞ 직구로 외야 뜬공을 유도해냈고, 김성현과 대타 김민식을 범타로 처리했다. 7이닝 4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
수아레즈는 지난 6월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4승을 거둔 후 두달이 넘게 승리가 없었다. 투구 내용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한 승수.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그무렵 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마침내 이날 승리 요건을 갖추고 물러나며 67일만의 선발승을 노렸지만, 8회초 불펜이 블론세이브를 허용하면서, 수아레즈의 시즌 5승은 또다시 사라졌다. 다행히 9회말 김태군의 끝내기 희생플라이 타점이 나오면서 삼성은 2대1로 승리는 얻어냈다.
선발 자존심 대결에서는 수아레즈가 웃었다.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인 폰트와의 '광속구'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둘 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이날도 어김 없었다. 수아레즈가 최고 156㎞ 빠른공을 던졌고, 폰트는 157㎞까지 마크했다. 그러나 끝내 선발승이 허무하게 불발된 것이 '옥의 티'였다.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도 경기 후 코멘트에서 "수아레즈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는데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