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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대망의 700홈런 고지에 7개차로 다가선 앨버트 푸홀스에게 '희생당한' 투수는 몇 명일까.
푸홀스는 지난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과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각각 2홈런을 터뜨리며 700홈런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푸홀스는 이날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역사에 의미있는 이정표를 하나 세웠다. 바로 홈런을 빼앗은 상대 투수 숫자다. 스마일리가 푸홀스에게 홈런을 허용한 역대 449번째 투수로 기록됐다.
푸홀스에게 가장 많은 홈런을 내준 투수는 웨이드 밀러다. 밀러는 푸홀스를 상대로 통산 타율 0.296(44타수 13안타), 6홈런, 10타점을 허용했다. 그는 1999~2007년까지 휴스턴 애스트로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하며 통산 62승46패를 기록했다.
밀러에 이어 크리스 카푸아노, 이안 스넬, 데릭 홀랜드, 오달리스 페레스, 랜디 존슨 등 5명의 투수가 5홈런을 얻어맞았다. 이 가운데 존슨은 푸홀스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무려 0.458(24타수 11안타)에 달했다. 푸홀스가 역대 최고의 좌완 파이어볼러 존슨의 '천적'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경기 후 스마일리의 소감이 이채롭다. 그는 "내가 원하는 지점에 직구를 던졌다. 그의 선구안을 흔들기 위한 것이었다. 스윙을 하든 볼이 되든 그 다음 다른 공을 던지려고 했다"며 "하지만, 그가 '기계(The Machine)'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가 돌아왔다"고 했다. 푸홀스가 목 높이로 날아드는 공을 방망이 끝에 마치고도 홈런을 날린 것에 대해 존경심을 나타낸 것이다.
푸홀스는 "난 내가 상대한 투수들 각각을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더블헤더에 출전하게 된다면 그동안 상대하지 않은 투수에게서 또다른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는 바람 뿐이다. 누굴 상대하든 내 할 일을 하고, 과정을 믿고 경기를 할 뿐"이라고 밝혔다.
푸홀스는 이날 4타수 2안타를 치며 개인 통산 940번째 멀티히트 게임도 연출했다. 이는 역대 10위의 기록이다. 푸홀스는 홈런 3개를 추가하면 알렉스 로드리게스(696개)와 통산 홈런 공동 4위로 올라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