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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 마운드는 강력하다.
무려 8개의 4사구를 내줬다. 하지만 2실점이 전부였다.
위기마다 대단한 집중력이 있었다. 그 중심에 부상 투혼 속에 내야를 지키고 있는 유격수 심우준이 있었다.
5회 1사에 피렐라의 3-유간 완벽한 안타성 타구를 역모션으로 잡아 1루에 송구하는 호수비는 리허설에 불과했다.
6회 1사 1,2루 위기. 추가점은 곧 패배로 직결되는 순간에 심우준의 수비가 빛났다. 구자욱이 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역모션으로 날아 글러브에 넣는 그림 같은 수비로 3루쪽으로 출발한 2루주자까지 잡아냈다.
끝이 아니었다.
7회 1사 1루에서는 이원석의 3-유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1루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다.
심우준의 잇단 호수비 속에 KT타선이 불끈 힘을 냈다.
백정현에 꽁꽁 묶여 있던 KT는 0-2로 뒤진 7회말 선두 배정대가 바뀐 투수 우규민으로부터 중전안타로 물꼬를 텄다. '신 해결사' 알포드가 중견수 키를 넘는 적시 2루타애 이어 2사 후 장성우의 시즌 14호 동점 솔로홈런이 터졌다.
해결사도 심우준이었다. KT는 연장 10회말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로 3대2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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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진이 부상으로 초토화된 팀을 위한 희생이다.
지난 5월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장준원이 지난달 22일 한전에서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상황. 심우준 마저 빠지면 그야말로 내야 붕괴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결국 심우준은 수술을 미루고 부상 후 13일 만인 지난달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복귀했다.
하루 하루 통증과의 전쟁을 벌이며 여름을 통과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심우준은 우리 팀에 10승 투수와 다름없는 존재"라며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수비로 팀을 살린 심우준은 2-2로 맞선 10회말 1사 1,2루에서 오승환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1루수 키를 넘는 끝내기 안타로 팀에 3대2 짜릿한 역전승을 선사했다
이날도 유격수 자리를 철벽처럼 지켜준 심우준의 공수 활약으로 이뤄낸 3연승. 이 감독이 이야기 한 "10승 투수 가치의 유격수"란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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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