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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기회만 기다렸다" KIA, 7월 4할타자가 만든 기적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7-31 10:20 | 최종수정 2022-07-31 10:21


2022 KBO리그 SSG랜더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이창진이 3회말 무사 1,2루에서 황대인 적시타때 득점을 올리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7.30/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내 자리는 없다 싶다가도 반드시 기회는 온다. KIA 타이거즈 이창진의 놀라운 7월이 그 사실을 증명해준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창진은 '잊혀진 외야수'였다. KT 위즈에서 트레이드로 KIA에 이적한 2018년. 이듬해인 2019년만 하더라도 133경기를 뛰면서 주전 외야수로 도약했지만, 이후 2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지난해 이창진의 성적은 105경기를 뛰었지만 타율이 2할9리에 그쳤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둔 경쟁에서도 이창진의 이름은 '메인'이 아니었다. KIA가 시즌전 6년 총액 150억원이라는 대형 투자를 통해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외야수 나성범을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도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택했다. 사실상 두 자리는 확정적인 상태. 또다른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도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지만 외야 수비 또한 가능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외야 수비가 워낙 좋다고 평가받는 김호령과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고종욱, 팀이 기대를 걸고있는 거포 유망주 김석환까지. 이창진이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이창진은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묵묵히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만 기다리고 있었다"며 시즌초를 돌아봤다.

그리고 정말 그 기회가 왔다. 2군에서 개막을 맞은 이창진이 김호령과 고종욱의 부상 이탈로 1군 콜업 기회를 얻었고, 조금씩 경기 출장이 늘어나면서 존재감이 다시 커졌다. 그러는 사이 소크라테스의 부상 이탈까지 겹쳐 어느새 이창진이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 찬 모양새다.

5월부터 예열을 시작한 이창진은 7월 들어 '미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30일까지 7월 한달간 타율은 4할7푼5리(59타수 28안타). '멀티 히트' 경기가 10번이고, 그중 3안타 이상 경기도 3번이나 된다. 지난 29일 1위팀 SSG 랜더스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도 4안타 '쇼'를 펼친 이창진은 이튿날 역시 안타 2개를 더 추가하며 타율을 끌어올렸다. 7월 월간 리그 타율 1위를 기록 중인 가장 '핫한' 타자가 이창진이다.

이창진은 "예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운도 많이 따르고 있다. 6월에는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었는데, 올스타 휴식기때 쉬면서 체력을 회복한 다음에 성적이 좋게 나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좋아진 부분은 단연 자신감. 타석에서 결과가 좋으니 야구를 하는 게 신나고, 신나게 야구 하다보니 타율이 더 좋아지는 선순환이다. 이창진은 "계속 타석에 나서면서 결과가 좋으니까 스스로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인정했다.


남아있는 정규시즌 50경기 남짓. 막판 스퍼트는 이창진에게는 생존 경쟁이 될 것이다. 3할 타자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도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어렵게 찾은 기회를 잡은만큼 다시 놓치기는 너무 아쉽다. 이창진은 "팀이 지금 5위를 하고 있지만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3할을 쳐본 적이 없는데 지금 3할을 치고 있다. 끝날 때까지 이 타율을 유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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