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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4번, 은퇴투어보다 바랐을 가을야구 멀어진다…'독'이 된 휴식기 [대구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7-29 15:11 | 최종수정 2022-07-29 15:11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에서 패한 롯데 이대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7.28/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후반기 시작과 함께 2연속 스윕, 6연패를 당했다. 은퇴투어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의 후반기가 씁쓸한 뒷맛으로 남을 기세다.

올시즌을 앞두고 이대호의 결심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핼쑥해질 만큼 고강도 다이어트를 소화했고, 스스로를 기본부터 다시 다듬었다.

그 결과가 은퇴 시즌임을 믿을 수 없는 화려한 기록들이다. 타격 4위(0.330) 최다안타 4위(112개), 타점 홈런 출루율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 등 그외 타격 주요 부문에서도 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다.

스프링캠프부터 누차 "후배들과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다. 우선은 플레이오프, 갈수 있다면 한국시리즈에 꼭 가고 싶다"고 강조했던 그다. "포스트시즌 무대는 정규시즌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 다른 공기를 후배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매년 의례적으로 해온 그런 각오가 아니었다. "매년 팬들에게 '올해는 우승하겠다'며 거짓말만 해왔다"는 착잡한 속내와 더불어 "마지막이라는 심정이 아니라 진짜 마지막"이란 간절함이 더해졌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반면 KBO리그에선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조차 단 1번(2011년)에 불과하다. 나머지 4번(2008 2009 2010 2017)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쉽지 않은 시즌이 예상됐다. 손아섭(NC 다이노스)이 떠난 자리가 작지 않았다. 새롭게 보강된 전력도 없었다. 이대호가 한국시리즈가 아닌 플레이오프를 강조했던 이유다. 비현실적인 목표보다는 눈앞의 목표를 달성한 뒤 한걸음 더 내딛어보겠다는 것.


이대호의 해결사 본능은 여전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7.28
하지만 현실은 예상보다 더 가혹하다. 전반기를 4연승으로 마치며 가을야구의 꿈을 밝혔던 롯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6연패를 당했다. '가을야구 막차'인 5위 KIA 타이거즈와도 무려 8경기 차이, 순위도 7위로 한계단 내려앉았다. 8위 NC, 9위 삼성라이온즈와도 1경기반, 2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전체 2위를 내달리던 4월만 해도 시즌전 '2약'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은 모두 빗나간 듯 했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주요 부상선수들이 복귀함녀서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후반기에 롯데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추락하는 롯데의 모습에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이대호는 롯데 그 자체다. 최동원, 염종석과 함께 롯데의 레전드로 나란히 서야할 선수다. 그의 마지막 소원조차 들어줄 수 없다는 현실에 속이 탄다. 급기야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앞 트럭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롯데는 28일 에이스 반즈가 출격한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5대8로 졌다. 이대호는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반즈는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대호 외에 멀티 히트를 때린 타자는 2경기 연속 3안타를 때린 '새 외인' 잭 렉스 뿐이었다.

이날은 이대호의 10개 구단 순회 공식 은퇴투어가 열린 첫 날이기도 했다. 이후 줄줄이 이대호의 원정 사인회를 비롯한 은퇴 투어 일정이 잡혀있다. 롯데 팬들은 이대호가 공허한 마음으로 은퇴투어에 임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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