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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었다.
현역 시절 KBO리그 레전드였던 이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한 뒤 친정팀 KIA를 시작으로 히어로즈, 두산에서 코치 시절을 보냈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 투수 코치를 맡아 국제 경험도 쌓았다. 2019년 KT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창단 후 4시즌 연속 꼴찌를 기록하던 팀을 6위 및 첫 5할 승률 시즌으로 이끌었고, 이듬해인 2020년엔 창단 첫 포스트시즌행의 성과를 만들었다. 급기야 2021시즌엔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역사를 썼다.
기술위는 '우선 현역 감독이 이번 WBC 대표팀을 이끄는 방안을 협의했고, 단기전의 특성상 마운드 전력 운영 능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며 '이 감독이 KBO 리그에서 투수 코치로 오랜 경력을 쌓았고 선수들에 대한 뛰어난 분석 및 효율적인 기용 능력을 높이 평가해 최종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또한 기술위원회는 이 감독이 한국시리즈 디펜딩 챔피언 팀 사령탑인 점도 최종 결정 과정에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의 어깨는 꽤 무겁다.
WBC는 한국 야구에 환희와 아픔을 안겨준 대회. 1회(2006년), 2회(2009년) 대회에서 명승부를 펼치면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더불어 한국 야구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하지만 2013년 타이중 쇼크, 2017년 고척 참사 등 대표팀의 내리막길이 시작된 무대이기도 하다. 5회째인 이번 대회에선 1라운드부터 '숙적' 일본과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수 선발 논란, 도쿄올림픽 노메달 등 대표팀의 국제 무대 경쟁력 약화가 문제로 지적된 가운데 이번 대회의 관심과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 감독은 대표팀 감독 선임 뒤 KT를 통해 "영광스럽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구단에서도 국가대표 감독 겸직을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감사하다"며 "KBO 출범 40주년을 맞아 슬로건으로 내세운 '팬 퍼스트' 가치에 맞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