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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는 58개', 61년만에 61홈런 깨고 순수 대기록 세우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7-18 11:46 | 최종수정 2022-07-18 12:09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전반기를 33홈런으로 마치며 전설적인 선배 로저 매리스의 1961년 전반기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961년에 세워진 '깨끗한' 기록 61개가 61년 만에 깨질까.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01년 배리 본즈가 세운 73개다. 그러나 약물로 얼룩진 그의 기록은 대다수 팬들과 언론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본즈 뿐만 아니라 2000년대 전후, 즉 스테로이드 시대에 한 시즌 60홈런 이상을 마크한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약물의 도움없는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1961년 뉴욕 양키스 로저 매리스가 세운 61개다. 매리스는 그해 정규시즌 마지막 날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시즌 61번째 아치를 그리며 '전설'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34년 만에 경신했다.

매리스의 후배라고 할 수 있는 애런 저지가 올시즌 61년 만에 선배의 대기록을 향해 위대한 도전에 나섰다. 저지는 지난 17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5회 솔로포, 6회 투런포를 잇달아 작렬하며 전반기를 33홈런으로 마무리했다.

매리스는 1961년 전반기 팀이 치른 83경기에 모두 출전해 33홈런을 날렸다. 다시 말해 전반기 기록만 따지면 저지가 매리스와 양키스 역대 전반기 최다 홈런 타이를 이룬 것이다.

저지는 17일 경기 후 매리스의 전반기 기록과 같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 힘들다. 한 경기가 더 남았는데, 멈추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18일 전반기 최종전에서 홈런 없이 3타수 2안타 1타점을 치는데 만족해야 했다.

양키스가 전반기에 92경기를 치렀으니, 올해 저지의 산술적 예상 홈런은 58개다. 매리스의 기록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페이스에 따라 경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저지는 7월 들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지난 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30홈런, 15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31홈런을 겨우 친 뒤 이날 보스턴전에서 2개를 몰아치며 페이스를 끌어올린 셈이다.

양키스는 70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저지는 28개를 보태야 매리스의 기록과 같아진다. 2.5경기 당 1개꼴로 홈런을 날려야 한다. 전반기에는 2.79경기 당 1홈런씩 쳤다. 분발이 필요하다. 관건은 체력과 상대의 견제. 양키스는 전반기를 64승28패, 승률 0.696의 압도적 1위로 마감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는 물론 리그 1위도 무난하다.


양키스는 전반기처럼 하던대로 하면 된다는 얘기다. 저지도 마찬가지다. 부상만 조심한다면 부담가질 필요도 없다. 전반기 성적은 89경기에서 타율 0.284, 33홈런, 70타점, 74득점, OPS 0.982다.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MVP 1순위 후보.

저지의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홈런 기록도, MVP도 아니다. FA 시장에서 원하는 몸값을 받아내는 것이다. 매리스의 기록을 깨고 MVP에 오른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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