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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워싱턴 내셔널스가 간판타자 후안 소토에게 연장계약 제안을 한 건 세 차례다.
우선 평균 연봉은 2933만달러로 3000만달러 채 안 된다. 올해 연봉 순위에 대입하면 15위 수준이다. 3554만달러인 트라웃의 연평균 연봉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계약 기간 후반에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구조다. 물론 15년 동안 번거로운 연봉 협상을 잊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평균 연봉이다. 그게 곧 선수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세 차례 제안을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판단한 게 소토일까. 아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라고 봐야 한다. 소토는 17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난 협상과 관련해서는 에이전트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난 야구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최대 고객' 소토에 대한 보라스의 궁극적 목표는 뭘까. 누가 봐도 총액 및 평균 연봉에서 역대 최고치를 찍는 것이다. 그걸 이룰 수 있는 방법은 FA 밖에 없다. 소토는 FA가 될 때까지 야구에만 집중해 기록으로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는 2024년 시즌 후 FA가 된다.
보라스가 목표로 하는 소토의 몸값이 어느 정도인 지 알 수는 없으나, 현지 매체들 보도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총액 5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워싱턴이 지금 계약기간 15년에 5억달러를 제시한다면 보라스의 마음이 움직일 지도 모를 일이나, 2년 후 FA 시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라스의 에이전트 40년 역사에서 이정표로 부를 만한 FA 둘을 꼽으라면 케빈 브라운과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1998년 12월 브라운은 LA 다저스와 7년 1억500만달러에 계약하며 최초의 1억달러의 사나이가 됐고, 2년 뒤 로드리게스는 10년 2억5200만달러에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며 미국 프로스포츠에 메가톤급 충격을 안겼다.
CBS스포츠는 '나이와 생산성을 고려하면 소토는 2024년 FA 시장에서 메이저리그 계약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 2001년 보라스의 고객 A로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전했다. 소토는 현존 최고의 20대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팬그래프스는 지난 겨울 소토를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에 비유했다.
워싱턴의 세 차례 구애를 뿌린 친 보라스가 2년 4개월 뒤 그릴 '그림'이 22년 전 A로드 계약과 무관치는 않은 것 같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