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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로 0승8패...남지민은 윤석민의 길 걸을 수 있을까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7-14 10:13 | 최종수정 2022-07-14 10:30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4회 송구실책을 저지른 한화 남지민.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6.26/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화팬들은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또 졌다. 한화 이글스는 13일 롯데 자이언츠에 0대2로 패했다. 다시 5연패다. 최근 10경기로 따지면 1승9패. 이제는 져도 그렇게 이상하지도 않다. 말도 못할 처참한 행보를 걷고 있다.

8회초 무사 2, 3루 동점 찬스를 잡고, 삼진-삼진-삼진. 중심타선인데, 상대 투수 최준용에 전혀 압박감을 주지 못했다. 유로결-김태연-이진영 모두 어떻게든 공을 맞혀야 한다는 생각인지, 자신있는 스윙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한화의 현실을 극명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나마 한화를 웃게 한 건 선발 남지민의 호투였다. 남지민은 롯데 강타선을 맞이해 7⅔이닝 6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잘던졌다. 만약, 8회 2사까지 잡은 후 이대호를 상대로 허용한 볼넷만 아니었다면 혼자 경기를 다 책임질 수도 있었다. 누가 봐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불운한 경우였다.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승리와 진배없는 투구"라고 극찬했다.

8회초 허무한 공격에 얼굴이 구겨졌던 수베로 감독. 남지민을 보고 풀어졌다.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그를 밝은 모습으로 격려했다. 리빌딩을 천명한 한화임을 생각하면, 젊은 선발투수가 좋은 투구를 하고 이렇게 경험을 쌓는 걸 좋게 보면 위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리빌딩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성과가 있어야 한다. 에이스급 투수들처럼 승수를 쌓아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이 필요하다. 그래야 팀에도 도움이 되고, 선수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지민은 이날 잘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올해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데, 성적은 참혹하다. 1승8패. 그 1승도 구원으로 나왔던 5월2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따냈다. 이후 8경기 5패 뿐이다. 어린 선수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물론, 남지민 탓만을 할 수는 없다. 잘던진 경기도 제법 있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전 6이닝 무실점인데 노디시전이었다. 6월18일 NC 다이노스전도 6⅓이닝 무자책점인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이런 경기가 한둘이 아니다. 결국은 허약한 타선 얘기로 연결되니 또 답답해진다. 같은 리빌딩의 연장 선상, 10홈런을 친 4번 김인환을 제외하면 이게 무슨 리빌딩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윤석민은 2007년 데뷔 3년차에 선발로 전환한 후, 7승18패를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패 투수의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듬해 14승 투수가 됐고,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성장했다. 남지민도 똑같은 3년차에 가시밭기을 걷고 있다. 그의 미래도 윤석민과 같은 길을 걸었으면 한다. 지금 연속 패전의 아픔 속에 많은 걸 배웠으면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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