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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화팬들은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그나마 한화를 웃게 한 건 선발 남지민의 호투였다. 남지민은 롯데 강타선을 맞이해 7⅔이닝 6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잘던졌다. 만약, 8회 2사까지 잡은 후 이대호를 상대로 허용한 볼넷만 아니었다면 혼자 경기를 다 책임질 수도 있었다. 누가 봐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불운한 경우였다.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승리와 진배없는 투구"라고 극찬했다.
8회초 허무한 공격에 얼굴이 구겨졌던 수베로 감독. 남지민을 보고 풀어졌다.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그를 밝은 모습으로 격려했다. 리빌딩을 천명한 한화임을 생각하면, 젊은 선발투수가 좋은 투구를 하고 이렇게 경험을 쌓는 걸 좋게 보면 위안이 될 수 있다.
물론, 남지민 탓만을 할 수는 없다. 잘던진 경기도 제법 있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전 6이닝 무실점인데 노디시전이었다. 6월18일 NC 다이노스전도 6⅓이닝 무자책점인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이런 경기가 한둘이 아니다. 결국은 허약한 타선 얘기로 연결되니 또 답답해진다. 같은 리빌딩의 연장 선상, 10홈런을 친 4번 김인환을 제외하면 이게 무슨 리빌딩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윤석민은 2007년 데뷔 3년차에 선발로 전환한 후, 7승18패를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패 투수의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듬해 14승 투수가 됐고,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성장했다. 남지민도 똑같은 3년차에 가시밭기을 걷고 있다. 그의 미래도 윤석민과 같은 길을 걸었으면 한다. 지금 연속 패전의 아픔 속에 많은 걸 배웠으면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