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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왜 그를 기억하지 못했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인 오승환은 일본과 미국에서도 활약했었다.
경기 후 오승환에 대해 알고 있었냐고 묻자 알포드는 "전혀 몰랐다"면서 "오히려 몰라서 홈런을 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선수의 히스토리를 알았다면 오히려 기가 죽을 수 있고 자신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몰라서 멘탈적으로 이익을 본 것 같다"라고 했다.
이때 알포드도 토론토에 있었다. 다만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아니었다. 2018년에 5월에 7경기, 9월에 6경기에 출전했었다. 5월에는 오승환과 함께 라커룸 생활을 했다.
5월 10일 시애틀 전과 12일 보스턴전에서는 함께 경기에 뛰기도 했다. 오승환은 중간으로 등판해 두 차례 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알포드는 10일 경기서는 대주자로 나가 1득점을 했었고, 12일엔 선발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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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드는 짧은 기간 동안만 메이저리그에 있었기 때문에 오승환과 추억을 쌓을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뒤늦게 오승환을 알아봤다고 한다. 집에 돌아가 자신이 친 끝내기 홈런 영상을 보다가 투수가 오승환이라는 것을 봤다고. "클로즈업된 얼굴을 보고 오승환인 것을 알아봤다"는 알포드는 "미국에선 유니폼에 'OH(오)'라고만 적혀있었는데, 한국은 다르지 않나. 얼굴을 제대로 봤다면 알아차렸을 텐데 경기에 집중해서 전혀 몰랐다"라고 말했다. 또 "오승환이라는 걸 알았다면 오히려 홈런을 못 쳤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더 의욕적으로 타석에 임해 결과가 좋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짧게 생활해서 잘 모를 줄 알았는데 스프링 캠프 때 함께 해서 잘 알고 있었다. 알포드는 "나는 초반에 메이저에 올라갔다가 다시 마이너로 갔고, 그는 줄곧 상위 리그에 있었고 나중에 타팀으로 이적해 그 후 교류가 없었다"면서 "그래서 더 인사를 나누고 싶다. 어제 타석의 결과를 떠나 한국의 레전드이자 베테랑인 오승환 선수와 꼭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구단측에 말했다. 그리고 13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실내 훈련장에 훈련을 온 삼성 선수들 중에서 오승환을 만나 드디어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