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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대로 오승환의 시대가 저무는 것인가.
그렇게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승환은 '돌부처'로서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늘 최고였다. 나이를 이겨내는 그의 운동량에 선천적으로 타고는 힘은 후배들이 따라올 수 없었다.
하지만 40세가 넘으니, 천하의 오승환도 힘에 부치는 듯 보인다. 최근 모습은 충격적이다. 12일 KT 위즈전에서 연속 솔로포를 내주며 충격의 역전패를 허용한 건 대단히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오승환이 무너지며 삼성도 역사에 남을 10연패를 당했다.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심각하다. 최근 오승환의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그친다. 던지면 150km이던 시절은 이제 옛 일이다. 직구에 힘이 없으니, 가운데만 보고 던지던 자신감도 사라졌다. 야구를 하며 해보지 않았던 코너워크를 하려니 어렵다. 그러니 볼넷이 속출하고, 어려운 승부가 된다. KT전 배정대에게 홈런을 맞는 장면을 보면, 지나치게 바깥쪽 승부를 하다 3B1S으로 몰렸고, 어쩔 수 없이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다 142km 직구를 통타당했다. 이제 오승환의 직구를 타자들이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요한 코너워크와 변화구 승부. 우리가 생각하는 오승환의 모습이 아니다. 물론, 흐르는 세월에 맞게 투구 스타일을 바꾸는 건 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지금의 구위와 폼으로 삼성의 마무리 역할을 계속 맡을 수 있을지는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게 아니다. 여기서 오승환이 갑자기 다시 불같은 강속구를 뿌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7월 오승환이 무너진 3경기 중 1경기만 잡았어도 삼성의 10연패는 없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