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런 접전 상황. 너무 나가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2010년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전체 65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김지용은 2021년 시즌 종료 후 팀에 방출 요청을 했다. 부상이 겹치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그사이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설 자리가 줄었다. 조금 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의지였다.
김지용은 '옆집' 두산으로 이적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구속을 시속 140㎞ 중반까지 끌어 올리면서 건재함을 과시했고,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퓨처스리그에서 16경기 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77로 좋은 모습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 10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이틀 뒤 창원 마운드에 선 그는 총 22개의 공을 던져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았고, 모처럼 승리의 기쁨까지 누렸다.
경기를 마친 뒤 후배들은 "(김)지용이 형 축하한다"고 인사를 했다. 투수 조장 홍건희는 "든든합니다"라고 응원을 했다.
모처럼 거둔 첫 승. 김지용은 "사실 잘 모르겠다. 큰 감흥은 없다. 승리에 대해 좋고 나쁘고는 없다. 아마 집에 가서 인터넷을 보고 그러면 와닿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팽팽했던 접전 상황의 부담은 오히려 김지용에게 활력이 됐다. 김지용은 "너무 좋았다. 잘 던지면 더 돋보일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라며 "오히려 연장전 상황에 나가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웃었다.
길었던 2군 생활. 김지용은 "초반에 합류해서 내가 조금 더 잘 준비하면 기회가 올 수 있겠다고 했다. 2군에 있다보니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놓지 않고 잘 준비했다"라며 "나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는 투수인데, 그걸 더 정확하게 던지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통하더라. 끝까지 하다보니 승리라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두산에서는 5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김지용은 2016년과 2018년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면서 필승조로 활약해왔다. 젊은 투수진을 보유한 두산에서 김지용의 경험은 큰 자산이다. 김지용은 "내가 많은 경험을 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필승조를 처음하는 선수들에게는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또 나 역시도 많이 배우게 된다"고 했다.
두산에서 첫 기념구를 챙긴 김지용은 "올 시즌 목표는 없다. 마운드에서 불러주면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 것 밖에 없다. 성적이나 결과는 신경쓰지 않고 던지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창원=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