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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위한 한국 야구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23 WBC 기술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전력 구성에 나섰다. 염경엽 전 감독이 기술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조범혐, 양상문 전 감독과 이승엽, 심재학, 김선우, 장성호 해설위원도 기술위원회 명단에 포함됐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기술위원회 구조가 대부분 이어진 가운데, 현역시절 대표팀 투-타에서 활약했던 김선우, 장성호 위원이 추가 합류했다.
기술위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감독 선임이다.
앞서 기술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류중일 감독을 선임하고, 24세 이하 선수 주축에 와일드카드를 더하는 틀을 잡은 바 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전 세계팀들이 최상의 전력을 꾸려 나서는 WBC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대회다. 젊은 선수 위주로 팀에 초점을 맞춘 류중일호와는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류 감독이 아시안게임에 앞서 WBC부터 대표팀을 이끌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간 준비해 온 대회 특성을 고려할 때 갑작스런 방향 전환은 오히려 혼선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 얼굴 모시기가 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대표팀은 최근 전임감독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잡음과 도쿄올림픽 참패 등이 겹치면서 '현장과의 괴리'가 적잖이 지적됐다. '최상의 전력 가동'이란 대명제를 위해 대표팀의 중심이 될 현역선수들을 곁에서 지켜봐 온 현직 KBO리그 감독들이 사령탑 내지 코치진에 합류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이유다. 시즌 준비가 한창인 시기에 현직 감독들이 대표팀을 맡기란 적잖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 다만 잇단 국제대회 부진으로 '위기'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컸던 상황, 이런 위기의 반등을 위해 국제대회 성적을 강조해온 허구연 KBO총재의 의지 등이 결합해 10개 구단이 힘을 모으는 '대승적 차원의 결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수 구성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각국 대표팀에 참가할 수 있는 대회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뿐만 아니라 한국계 혈통을 가진 미국인 선수들에게도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데인 더닝(텍사스 레인저스), 롭 레프스네이더(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최상의 전력을 꾸린다는 대명제 하에서 KBO리그 뿐만 아니라 빅리거, 특히 한국계 혈통 선수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할지가 관건이다.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가 산적해 있는 WBC 대표팀, 기술위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