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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6일 대구 삼성전에서 믿기지 않는 드라마틱한 10대9 역전승을 거둔 LG.
덕아웃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똘똘 뭉쳐 이뤄낸 역전승이 잠재된 신바람의 기폭제가 됐다.
LG 류지현 감독은 "덕아웃 내에 뭔가 될 거라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됐다. 선수들끼리도 '이 경기 넘어간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돌더라"며 전날 덕아웃 풍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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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자들이 딱 이럴 때다. 무서울 게 없다. 지난해 수술로 쇄골 부위가 살짝 살짝 아리는 데다 체력 관리가 필요한 캡틴 오지환은 7일 삼성전에 쉬라는 데도 출전을 자청했다. "점심 때만 해도 라인업에 없었는데 운동장에 나와서 타격코치에게 어필을 하더라"는 LG 류지현 감독의 설명.
상대 투수가 에이스 뷰캐넌임에도 부득부득 나가려는 선수들. 현재 LG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6일 대역전승의 좋은 흐름은 고스란히 7일 삼성전으로 이어졌다.
1회 삼성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LG 타선의 기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뷰캐넌의 팔색조 피칭도 문제될 게 없었다.
전날 대포 대신 짧고 정확한 타격으로 뷰캐넌을 무너뜨렸다.
2회 1사 만루에서 박해민 문성주가 짧게 밀어친 연속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4번 채은성도 8구 승부 끝에 뷰캐넌의 주무기 커터를 짧게 밀어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미 5-1. 뷰캐넌은 2회 한 이닝에만 무려 55구를 던졌다. 롱런은 불가능했다.
불펜진과 타선 우위가 확실한 LG로선 '최후의 보루' 뷰캐넌을 조기 강판 시키는 순간 이미 절반 이상 이긴 셈이었다.
결국 LG는 삼성과 치열한 타격 공방전 끝에 11대9로 승리하며 25년 만의 대구 싹쓸이와 함께 4연승을 달렸다.
신바람 야구로 이틀 연속 대승을 이끈 LG타선은 타율(0.270) 홈런(66개), 득점(393점) 3관왕에 올랐다.
잠실을 안방으로 쓰는 팀이란 점에서 대단한 기록이다. 외인 타자 없이 이뤄낸 기록이란 점도 주목할 만 하다. LG는 대체 외인 로벨 가르시아가 후반기 합류를 준비중이다.
LG 류지현 감독은 7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외인타자가 필요없을 정도'라는 타선 화력을 언급하자 "그래도 필요해요"라며 웃었다.
제대로 불기 시작한 LG 신바람 야구. 지금부터 시작일 공산이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