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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 코치 다 바꿨지만…암흑기 이후 첫 '9위' 엄습 [잠실 리포트]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7-06 10:54 | 최종수정 2022-07-06 12:30


5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이 두산에 승리하며 9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는 두산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7.05/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뭐라도 해봐야죠."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투·타 코치를 모두 시즌 중에 교체했다, 6월 시작과 함께 1군 투수코치였던 정재훈 코치를 퓨처스로 이동하고, 베테랑 권명철 퓨처스 투수코치를 콜업했다.

한 달 뒤 이번에는 타격파트에서 변화가 생겼다. 지난 5일 이도형 1군 타격코치와 이정훈 타격코치의 보직을 맞바꿨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정훈 코치가 파이팅이 넘친다"라며 "경험이 많아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두산은 유독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76경기를 치르는 동안 32승2무42패로 8위에 머물렀다.

두산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리그 최강팀 중 하나로 꼽혔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모두 진출했고, 이 중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 두 차례의 통합 우승(2016년, 2019년)에 성공했다.

지난해 두산은 9월 8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고, 9월이 가기 전 4위로 끌어 올렸다. 결국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섰다.

올 시즌은 공기가 다르다. 확실한 에이스부터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MVP를 받은 아리엘 미란다가 선발 한 축을 지켰다. 미란다 등판은 반드시 이길 거라는 믿음에 타자들도 힘을 냈다.

올 시즌 미란다는 어깨 부상으로 3경기 출장에 그쳤고, 결국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두산도 교체 작업에 나섰다.


또 다른 외국인선수 로버트 스탁은 시속 160㎞의 빠른 공을 던지고 있지만, 미란다만큼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원준-이영하-곽 빈으로 구성된 토종 선발은 아직 성장 과정에 있다.

마무리투수 김강률도 이탈하면서 불펜진이 한층 헐거워졌다. 정철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힘이 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불펜층이 얇아 지쳐가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였다.

타선에는 부상이 줄지어 발생했다. 시즌 초반에는 양석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인태 허경민 안권수 등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나마 허경민이 지난 5일 복귀하면서 두산은 조금의 부담을 덜었다.

대형 FA 계약을 한 김재환과 정수빈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은 것도 뼈아팠다. 김 감독은 "위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줘야 아래 선수들도 덩달아 기세를 탄다. 그 부분이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쏟아지는 실책 역시 두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76경기 동안 두산의 실책은 70개. 최하위 한화 이글스(8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 5일에는 9회초 2사에서 강승호의 수비 실책 하나가 역전으로 이어져 경기를 놓쳤다.

두산이 주춤한 사이 9위 NC 다이노스가 3연승을 달리면서 1.5경기 차로 간격을 좁혔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2014년 4월5일 이후 첫 9위 성적표를 받게 된다. 당시 직전해 준우승을 한 두산은 정규시즌을 6위로 마치며 1년 만에 송일수 감독을 경질하기도 했다.

8년 전 9위마저도 시즌 초반 잠시 머물렀던 것으로 두산으로서는 9위는 남의 일과 같았다. 낯선 위치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전반기 남은 경기 한 경기가 더욱 절실해졌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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