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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SSG, 가난한 키움...두 팀의 선두 싸움이 심상치 않다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7-06 10:29 | 최종수정 2022-07-06 11:00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1위 싸움, 끝까지 갈 것 같은 느낌인데….

KBO리그 경기가 열린 7월5일 밤. 인천과 잠실에서 드라마같은 승부가 펼쳐졌다. 인천에서는 홈팀 SSG 랜더스가 9회 2사 후 터진 추신수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울렸다. 잠실에서는 패색이 짙던 키움 히어로즈가 9회초 상대 내야수 강승호의 결정적인 송구 실책에 힘입어 4대3 극적 역전승을 따냈다.

왜 중요했느냐. 양팀이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어서다. 개막 후 압도적 단독 선두를 달리던 SSG는 2위 키움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양팀 승차는 고작 1.5경기. 피말리는 가운데 5일 경기를 앞두고 SSG는 4연승, 키움은 8연승 중이었다. 지금의 연승이 먼저 끊기는 팀이 기세 싸움에서 상대에 분위기를 내줄 수 있었다. 맞대결이 아님에도, 서로를 신경쓰며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양팀 모두가 짜릿한 승리를 챙긴 것이다. 마치 양팀의 1위 싸움이 끝까지 갈 거라는 걸 암시하는 것 처럼.

두 팀이 이렇게 선두 경쟁을 벌일 거라고 예상한 이가 얼마나 됐을까. SSG의 경우 가능성은 있었다. 투자도 많이 했고, 전력도 좋았다. 하지만 키움이 예상 외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는 게 매우 흥미롭다.

공교롭게도 부자 구단과 가난한 구단의 대결 구도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SSG 선수들은 남부럽지 않은 '황제 대접'을 받고 있다. 올해 김광현에게만 81억원, 추신후에게만 27억원의 연봉을 준다. 지난해에는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을 비FA 장기 계약으로 붙잡았다. 지난해 구단을 인수한 SSG 정용진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이 늘 뉴스거리다. SSG는 올시즌을 앞두고 홈구장 라커룸 공사를 위해 46억원을 투자했다.

반대로 키움은 매일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다. 구단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럽지 않을 날이 없었고, 박병호와 서건창 등 팀을 이끌어온 스타 선수들은 모두 다른 팀으로 떠났다. 이번 시즌 도중에도 박동원을 KIA에 돈을 받고 팔았다. 그만큼 구단 운영이 어렵다는 의미다. 박동원이 팔려갈 무렵, 팀 마운드의 핵심인 안우진과 한현희도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히려 그 때부터 키움 선수들이 똘똘 뭉치기 시작했다. 선수 한 명 키우는 게 어렵냐는 듯, 난 자리에 젊은 선수들이 들어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준다. 젊은 스타 이정후가 중심이 된 더그아웃 분위기도 최상이다. 구단이 어렵고, 주요 선수가 빠지는 상황이 오히려 기존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는 듯 하다.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개점 휴업 중인 상황임에도, 어린 선수들은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신나게 뛴다.

SSG는 워낙 선수층이 두텁다. 부진한 케빈 크론, 최주환이 없어도 티도 안난다. 지금 페이스가 쉽게 망가질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키움의 추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지 않다. 홍원기 감독이 매우 탄탄하게 팀 조직력을 끌어올려놨다. 특히, 김재웅을 선두로 한 불펜진이 무너지지 않으니 계속 치고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양팀의 선두 싸움이 계속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 과연 마지막에 웃는 팀은 SSG일까, 키움일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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