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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에이스 케이시 켈리(33)가 드디어 20승 페이스로 진입했다.
이날 승리로 켈리는 산술적으로 대망의 20승을 사정권에 뒀다.
켈리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전반기 마지막 한차례 더 등판을 앞두고 있다. 주말 잠실 두산전이나, 우천 등 변수 발생 시 다음 주중 잠실 KIA전이 피날레 등판이 될 전망이다.
4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이상을 거뒀다.
꾸준했지만 뜨겁지는 않았다. 2020년 개인 한시즌 최다인 15승(7패)이 최다승이었다. 발동이 늦게 걸리는 전약후강 페이스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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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르다. 미국에서 아버지 도움으로 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초반부터 페이스를 맞췄다. 예년과 달리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는 비결이다.
후반에 더 강해지는 스타일. 꿈의 20승 돌파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달성할 경우 1995년 '야생마' 이상훈(20승5패) 이후 27년 만의 LG 투수 20승 달성이다.
또 하나가 있다.
20승은 투수 MVP 후보의 상징적 수치다. 역사적인 LG 구단 창단 후 첫 MVP 탄생을 기대해볼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20승은 귀한 기록이 됐다. 20승 고지를 점령한 많은 선수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MVP에 올랐다.
2007년 두산 리오스(22승5패), 2016년 두산 니퍼트(22승3패), 2017년 KIA 양현종(20승6패), 2019년 두산 린드블럼(20승3패)가 MVP 영광을 차지했다.
20승을 올리고도 MVP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단 3명. 2014년 넥센 벤 헤켄(20승6패), 2017년 KIA 헥터(20승5패), 2020년 두산 알칸타라(20승2패) 뿐이었다. 헤켄은 201안타를 기록한 팀 동료 서건창에, 헥터도 20승 팀동료 양현종에 밀렸다. 알칸타라는 최고 타자였던 KT 로하스의 존재감에 밀렸다.
켈리가 20승 고지를 점령하면 MVP 등극이 유력하다. 물론 키움 이정후, KT 박병호 등 심상치 않은 타자들의 최종 결과를 이겨내야 하겠지만 말이다.
꿈의 20승 달성 여부는 여름 위기 극복에 달려 있다. 예년보다 전반기부터 페이스를 빠르게 올린 만큼 체력저하를 이겨내는 자신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켈리는 이닝 소화능력이 점점 좋아지는 부분에 대해 "180이닝 이상 던질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며 "구단 스태프 분들의 많은 도움과 내 뒤에 리그 정상급 수비진이 있어 자신감이 생긴다"며 앞으로도 계속 공격적 피칭을 이어갈 의지를 밝혔다.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온다. 꿈의 20승은 꾸준함에 대한 결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