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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한아, 어차피 많이 칠거야" 조급함 내려놓은 조언, 1197일 기다린 '첫 안타' [SC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7-05 02:06 | 최종수정 2022-07-05 14:20


두산 김대한.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 신경 안 쓰고 경기하려고 했는데…." 첫 안타 질문에 김대한(22·두산 베어스)은 미소를 지었다.

김대한은 2019년 신인 중 최대어였다. 고교 시절 타자로는 5할 타율을 기록했고, 투수로는 시속 150㎞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당시 서울권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두산은 주저없이 김대한을 지명했다.

김대한은 타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프로는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첫 해 19경기에서 18타석에 들어선 그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이듬해 현역으로 군 입대를 결정했다.

비록 야구와는 멀리 떨어졌지만, 군대는 재정비의 시간이 됐다. 김대한은 "군대에 가면 시간이 많더라.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스윙이나 캐치볼 같은 걸 할 수 있게 환경을 제공해주셨다. 동기들과 같이할 수 있는 것을 했고, 남는 시간에는 웨이트도 하면서 몸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두산 관계자는 전역 후 김대한의 모습에 "공을 때리는 힘이 강해졌다"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의욕이 넘쳤던 탓일까. 주루 훈련 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예정보다 늦게 실전에 돌입한 그는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 2홈런을 기록한 뒤 3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콜업됐다.

약 3년 만에 다시 올라온 1군 무대. 김대한은 "스무살 때 왔을 때와는 기분이나 마음이 조금 다른 거 같다"라며 "긴장되고 그런 게 많았는데, 지금은 잘 준비해 와서 마음이 편하다"고 이야기했다.

첫 연습배팅. 모두가 지켜본 가운데 김대한은 긴장 가득한 스윙을 했다. 김대한은 "너무 숨차고 호흡이 안 돼서 뭘 어떻게 친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일단은 합격점을 받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예전에는 하체가 흔들렸는데, 이제는 안정적으로 스윙이 잘 나오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대한은 "퓨처스리그에서 체력적인 부분이나 이런 걸 끌어 올리기 위해서 타이밍 잡는 부분이나 스윙 궤도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수비도 정진호 코치님과 잘 만들어왔다"라며 "준비했던대로 잘 나온 거 같다. 코치님들께서도 첫 날이니 뭔가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천천히 하면 괜찮을 거라고 해줬다"고 밝혔다.

김대한은 이어 "힘들기 보다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조급한 마음은 없었다. 언제든지 올라가도 잘할 수 있게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1군 콜업을 받은 그에게 허경민은 한 가지 조언을 했다. 첫 안타가 아직 없는 만큼, 김대한의 조급한 마음을 헤아렸다. 김대한은 "허경민 선배님께서 그런 거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셨다. 어차피 많이 칠 수 있을테니 그런 거에 목매지 말고 가서 잘하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음을 조금 내려놓은 김대한은 바랐던 첫 안타를 신고했다. 3회말 대수비로 들어간 김대한은 6회 들어간 첫 타석에서는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8회 이채호의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2019년 3월24일 처음 1군 출장 뒤 1197일 만에 나온 첫 안타였다.

첫 안타도 본격적인 프로 시작을 알리게 된 김대한은 "군대도 다녀왔고, 진짜 할 날만 남았다. 몸이나 마음적으로도 잘 준비해서 팀에서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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