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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공장' 전락한 보라스 사단, 올해만 1200억 허공 날렸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6-19 22:41 | 최종수정 2022-06-20 04:15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지난 10일(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1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뒤 갈비뼈 부상으로 IL에 다시 올랐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9일(이하 한국시각) 왼쪽 팔꿈치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한다. 재활 기간은 1년~1년 6개월이라 토론토와의 계약 마지막 해인 내년 전반기 복귀는 어렵다. 메이저리그 잔류를 노린다면 최대한 순조롭게 재활을 마친 뒤 후반기 합류해 건강과 기량을 확인받아야 한다.

류현진이 토론토 이적 후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것은 이번이 4번째다. 내년 후반기 복귀를 전제로 류현진의 활동기간 대비 결장률을 계산해 봤다. 계약 4년간 정해진 활동기간은 약 615일. 그 가운데 IL 등재 기간은 279일(추정치)로 45.4%나 된다. 절반 가까운 기간을 가동 불능 상태로 지내는 셈이다.

주목할 건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다른 고객들 처지도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류현진이 FA 계약을 한 건 2019년 12월. 그해 보라스 고객들의 대박이 이어졌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 류현진, 댈러스 카이클(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이크 무스타커스(신시내티 레즈) 등 보라스 사단의 계약 총액은 10억달러를 넘었다. 이 가운데 몸값을 하고 있는 선수는 사실상 콜 한 명 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계약 후 3년을 하나같이 부상에 신음 중이다.

최악의 케이스는 스트라스버그. 그는 지난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1년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올라 4⅔이닝 8안타 7실점한 뒤 갈비뼈 부상을 입고 다시 IL에 올랐다. 이전 흉곽출구증후군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복귀 시점은 미정. 7년 2억4500만달러 계약 후 3시즌 동안 8경기 등판이 전부다.


LA 에인절스 앤서니 렌던이 손목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한다. AP연합뉴스
렌던은 조만간 오른쪽 손목 수술을 받는다. 올시즌 마감이다. 작년 여름에도 엉덩이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스트라스버그와 똑같은 조건에 계약한 렌던은 3년 동안 출전수가 155경기로 전체 일정의 40.4% 밖에 안된다. 악성 계약이 아닐 수 없다.

3년 5550만달러에 계약한 카이클은 올해 8경기를 던진 뒤 지난달 31일 방출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 계약을 하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 계약기간 동안 5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무스타커스는 작년 100경기에 이어 올해도 부상으로 20경기에 결장했다.

보라스 사단의 부상 악령은 올해 FA 계약한 스타들에게도 곤욕이다. 콜로라도 로키스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지난달 26일 허리 부상으로 올시즌 두 번째로 IL에 등재됐다. 오는 2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맞춰 복귀 예정인데,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올시즌 출전수는 17경기에 불과하다. 그는 지난 겨울 7년 1억82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렸다.

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도 지난달 19일 세인트루이스전서 왼쪽 복사근 부상을 입고 IL에 올랐다. 19일 불펜피칭 무난히 소화한 그는 3~4차례 마이너 재활 등판을 진행한 뒤 7월 초 복귀 계획이다. 지난 겨울 3년 1억3000만달러, 평균 연봉 4333만달러에 계약한 슈어저도 부상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7명의 올해 합계 연봉만도 1억8690만달러(약 242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최소 절반(1200억원)은 IL 등재 기간 지급되는 '악성 비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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