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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처럼 은퇴하고파" 부상병동 롯데…이대호의 꿈은 멀어져간다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6-14 10:37 | 최종수정 2022-06-14 12:31


롯데 이대호가 5회말 1사 1,2루에서 피터스 적시타때 3루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6.07/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유한준(41) 형 은퇴할 때 참 멋있더라. 내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2022시즌 KBO리그엔 이대호(40)가 '형'이라 부를 사람이 없다. 이대호를 비롯해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추신수 김강민(SSG 랜더스) 등 '82년생 클럽'이 리그 최고령 선수들이다.

이대호는 시즌 전부터 '은퇴'를 이야기할 때 유한준을 언급하곤 했다. 은퇴 시즌에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그라운드를 떠나기에 앞서 인상적인 세리머니로 깊은 감동을 줬기 때문.

유한준에게도 지난해 우승은 한결 특별했다. 소속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데뷔 첫해(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는 신인인데다 자신의 역할이 없었다. 이후 '시민 우익수'라는 별명과 함께 히어로즈와 KT 위즈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시즌에 기어코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꿈을 이뤄냈다.


야구인 모두가 '축복받았다'고 평한 유한준의 행복한 은퇴. 스포츠조선DB
이대호는 유한준보다 우승과의 거리가 더 멀다. 2001년 데뷔 이래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것은 5번, 하지만 그중 4번은 준플레이오프 탈락이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단 한번(2011년), 그리고 한국시리즈 경험은 한번도 없다. 그가 "한국시리즈 무대만이라도 밟아보고 싶다", "한국시리즈보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먼저 목표로 삼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은퇴를 예고한 만큼 각오가 남달랐다. 불혹의 나이가 무색하게도 올시즌 타율 2위(1위 피렐라) 최다안타 3위를 달리는 매서운 방망이가 돋보인다. 시즌이 깊어갈수록 장타력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사직몬스터로 불리는 6m 펜스도 이대호의 홈런 타구를 막지 못한다. 어느덧 홈런 공동 15위(8개), OPS 6위(출루율+장타율, 0.895)까지 올라섰다. 이대호보다 OPS가 높은 선수는 외국인 선수(피렐라 소크라테스)와 이정후(키움) 나성범(KIA) 한유섬(SSG) 뿐이다.

반면 롯데는 꾸준히 하락세다. 5월 이후 성적만 보면 한화 이글스나 NC 다이노스만도 못한 전체 꼴찌다. 6월 들어 치른 10경기에서 3승1무6패. 4월을 2위로 마쳤던 롯데는 어느덧 8위에서 허우적대는 신세가 됐다.


롯데 이대호 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5.29/
주력 선수들의 부상 악몽까지 이어졌다. 정 훈과 김민수, 이학주, 고승민 등은 줄줄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 한동희는 부상관리차 대타로만 나서고 있다.


반면 이대호는 리그 60경기 중 59경기에 출전했다. 1경기도 부상이 아닌 휴식 차원이었다. 나이를 이겨내고 팀내에서 안치홍 피터스와 함께 손꼽히는 금강불괴급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끝내기 안타와 연타석 홈런으로 팀에게 귀중한 2승을 안겼다.

올시즌 2000안타와 3500루타를 달성하는 등 걸음걸음이 대기록이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에서도 다년간 활약한 이대호에게 KBO 통산 기록이 큰 의미가 되긴 어렵다. 팀 성적이 최우선이다.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 2차례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위대한 타자. 그가 16년을 바친 팀이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의 좌절을 딛고 그간의 헌신에 보답할 차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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