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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상대전적 9타수 5안타 3홈런. 이쯤 되면 투수에겐 악몽 그 자체다.
'수원거포' 박병호(36)는 올해도 17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이인복의 팀동료 피터스(11개)를 비롯한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황.
특히 이인복에겐 통산 9타수 5안타(홈런 3)의 천적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인복은 이날 박병호를 3번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멋지게 복수했다. 그것도 1회 2사 2루, 4회 1사 1루, 6회 2사 2루 등 주자를 둔 상태에서 일궈낸 집중력의 승리였다.
이인복은 대기만성형 선발투수다. 2014년 데뷔 이래 2021년 전반기까지 선발 등판은 단 2번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첫 선발출격(2015) 때는 2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두번째(2020)는 불펜 데이로 운영된, 1이닝만을 소화한 임시 선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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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신뢰는 올해도 이어졌다. 캠프 때 명목상 "4~5선발은 경쟁"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이인복은 4선발로 내정돼있었다. 시즌초 잠시 불펜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이내 선발로 복귀했다.
5월에는 4연패의 아픔도 있었다. 1경기(5월 25일 SSG전, 3⅔이닝 6실점)를 제외하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번 포함 5회 이상을 던진 결과라 더욱 아쉬웠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인복의 멘털은 흔들리지 않았다. 5월의 마지막 날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쾌투하며 5월 첫승(4승)을 올렸고, 이날 5번째 승리를 추가했다. KBO 현역 홈런 2위(344개, 1위 최형우 347개)이자 2년 연속 50홈런(2014~2015), 8년 연속 20홈런(2012~2021)에 빛나는 박병호를 상대로 거둔 강렬한 복수전이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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