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그립배웠다" "장갑에 기 넣었다" 끝내기 125억 타자, 물병 들고 관중석으로 달려간 사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6-09 23:08 | 최종수정 2022-06-10 03:58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한 NC 양의지가 기뻐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15/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정말 제가 홈런친 것 보다 기쁩니다."

9일 창원 SSG전, 짜릿한 9회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방송 인터뷰를 마치기 무섭게 양의지는 냉장고로 향했다. 생수 두 병을 집어들었다.

인터뷰를 기다리던 취재진의 눈길을 뒤로 한채 향한 곳은 1루측 관중석. 이적 후 NC 팬들과의 첫 행복한 만남을 가지고 있던 김응민을 향해 생수가 난사됐다.

생갭다 빠른 발로 도망쳐 온 양의지는 싱글벙글이었다.

4-4 동점이던 9회말 1사 1,2루. 혈을 뚫어줄 살짝 빗맞은 끝내기 안타로 만든 우세 시리즈도 기뻤지만 아끼는 후배 김응민의 동점 홈런을 살릴 수 있어 더욱 기분이 좋았다.

"분위기가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오늘 너무 잘 쳐줘서 제가 더 기쁜 것 같아요. 제가 응민이 장갑에 기를 많이 불어 넣었거든요."

3-2로 앞선 8회 1사 2,3루. 삼진이 될 수 있었던 전의산의 헛스윙 파울팁을 김응민이 캐치하지 못했다. 4심 합의 끝 파울판정. 하필 직후 전의산의 역전 적시 2루타가 터졌다. 김응민의 마음이 살짝 무거워 지는 순간.

하지만 김응민은 부담감을 이겨냈다. 8회말 2사 후 최민준의 커브를 그대로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4-4 동점을 만드는 이적 후 첫 솔로홈런. 양의지의 9회 끝내기 안타는 김응민의 축포를 완성시켜준 한방이었다.


NC 안방을 책임지는 선후배 두 포수가 완성한 짜릿한 재역전승. 125억 몸값의 최고 포수가 관중석으로 달려갈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퇴근 전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는 양의지. 창원=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NC 양의지. 창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15/
"응민이한테 좀 부담이 있었겠죠. 공격에서도 조금이나마 보태줘야 되는데 좀 많이 그러지 못한 부분 때문에 좀 힘들어 하는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엄청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고요. 그래도 수비가 우선이니까 칭찬해 주고 싶어요."

양의지가 후배 마음을 제대로 읽었다. 씩 웃으면서 인터뷰 중인 양의지 곁은 스쳐간 김응민.

그는 "타격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이 나와 기뻤다. 중심에 맞추자는 생각으로 돌렸는데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며 "의지 형이 항상 조언을 많이 해준다. 며칠 전부터 배트 잡는 그립을 알려주셨는데 홈런 칠 때 그 느낌이 왔다. 항상 고맙고 도움을 많이 주는 선배다.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순위도 올라가는 데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말 수비를 마친 NC 원종현 김응민 배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04/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