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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까지 불사한 '젠틀한' 감독의 과격한 항의, 왜?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6-09 08:40 | 최종수정 2022-06-09 08:40


SSG 김원형 감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좀처럼 크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감독이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고 감정 싸움 끝에 결국 퇴장을 당했다. 어떤 메시지가 담겨있었을까.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지난 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도중 판정에 대한 항의로 퇴장을 당했다. 상황은 경기 초반인 3회초에 벌어졌다. SSG의 공격. SSG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박성한 타석에 1사 주자 1루 찬스가 찾아왔다. 3B1S 이후 바깥쪽 높은 코스 슬라이더를 원현식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했고, 박성한은 콜을 듣고 주저 앉으며 콜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고 다음 공을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 공도 같은 코스에 똑같은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박성한은 이번에도 볼이라고 판단했는지 스윙을 하지 않았다. 볼이라면 볼넷으로 출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원 주심은 이번에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고 삼진 아웃 콜을 했다.

그때 김원형 감독이 벤치를 박차고 나와 원현식 주심에게 항의를 했다. 단순한 어필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주심 바로 앞에서 한참동안 격한 항의를 했다. 중계 화면으로도 이 모든 상황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감정적으로 흥분 상태였다. 원 주심도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감정 싸움으로 전개됐고, 퇴장 경고까지 했지만 김원형 감독은 어필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원현식 주심이 퇴장 콜을 내렸고, 김 감독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언제나 스트라이크존 판정 문제에 대한 어필은 존재했고, 특히나 최근 KBO리그 현장에서는 존에 대한 불만이 더욱 큰 상황이다. 하지만 평소 과한 언행이나 행동을 삼가는 김원형 감독이 이처럼 퇴장까지 불사한 어필을 한 것은 최근 팀 분위기와도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투수 출신인 김 감독이 단순한 스트라이크콜 한번으로 이처럼 격한 어필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박성한에게는 충분히 아쉬운 상황이었고, 누적된 불만이 터진 것일 수도 있으나 그보다도 어떻게든 분위기를 끌어오려는 어필로 해석 된다.

개막 이후 줄곧 단독 선두를 달려온 SSG는 현재까지 정규 시즌 우승 강력 후보다. 하지만 철옹성 같던 SSG가 최근 들어 진짜 위기를 맞았다. 승수를 쌓는 속도가 조금 더뎌진 사이, 경쟁팀이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막 첫달인 4월 월간 승패는 19승1무5패로 압도적 1위였던 SSG는 5월에는 15승1무10패로 3위를 기록했다. 6월들어서는 7일까지 2승4패로 처져있던 상황. 독주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첫 고비를 순탄히 넘겨야 선두 사수를 할 수 있다.

특히나 7일에는 '에이스' 김광현을 내고도 수비 실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대량 실점으로 2대6 역전패를 당했다. '김광현 등판=무패' 공식도 깨졌다. 김원형 감독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과격한 어필을 한 것도 이런 최근 성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아무리 1위팀이라고 해도 이처럼 위기를 맞았을 때는 어떻게든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산다. 하지만 아쉽게도 SSG는 이날 감독 퇴장에도 유독 길고 지루한 승부를 한 끝에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연장 12회 접전 끝에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감독 퇴장 효과는 그라운드에서 펼쳐지지 못했고, 피로만 쌓이고 말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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