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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8위까지 떨어진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시선은 우려로 가득하다.
여전히 롯데 마운드는 탄탄하다. 선발진에는 이닝 이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외국인 1선발 찰리 반즈와 토종에이스 박세웅이 버티고 있다. 글렌 스파크맨과 이인복은 기복이 있으나,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최근 1군 말소된 김진욱의 빈자리는 나균안, 서준원이 메워줄 수 있다. 불펜 역시 김원중이 부진 속에 이탈했으나, 마무리 투수 최준용, 셋업맨 구승민이 건재하다. 김유영이 전천후 활약을 해주고 있는 점도 고무적. 김대우, 김도규도 경기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다.
부상자들의 공백 속에 기회를 얻은 젊은 피들도 조금씩 부각되고 있다. 황성빈은 그동안 롯데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빠른 발과 정교함을 보여주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고승민도 신인 시절부터 보여준 타격 재능을 유지 중이다. 여전히 수비에서 미숙함이 크고, 승부처에서의 노림수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 가능성까지 부정할 순 없다. 중심 타자 한동희가 복귀한 가운데, 캡틴 전천후와 베테랑 유틸리티 정 훈까지 복귀한다면 롯데가 반등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이유다.
최근 롯데 타선은 지친 기색이 조금씩 엿보인다. 5월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하던 안치홍과 이대호는 6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주춤하다. 여전히 클러치 상황에선 관록과 집중력이 번뜩이지만, 타선을 이끌어가던 지난 두 달간의 힘과는 차이가 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안치홍을 두고 "앞선 두 달과 비교해보면 최근 방망이가 무거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대안이 없는 두 타자의 부진은 부상자 복귀 효과를 상쇄시킬 수도 있는 불안요소다.
마운드 역시 불안감이 남아 있다. 4일까지 롯데 불펜에서 2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최준용(29이닝), 나균안(25이닝), 구승민(22⅓이닝), 서준원(21⅓이닝), 김유영(21이닝) 5명이다. 롱릴리프 나균안, 서준원을 제외하고 보면 세 명의 필승조 투수가 초반부터 상당한 이닝을 쌓았다. 특히 마무리 최준용은 풀시즌을 가정할 때 77이닝 페이스로 등판이 잦은 편. 롯데 벤치도 최근 불펜 부하를 어느 정도 인지하면서 휴식 부여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떨어진 순위를 만회하기 위해 1승이 아쉬운 시점에서 언제까지나 여유를 부리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결국 롯데도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6~7월에서 어떻게 버티느냐에 따라 올 시즌 농사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벤치의 치밀한 운영과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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