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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제가 1군이라니…TV로만 보던 선배들하고 같이 뛰니까 재미있고 긴장되네요. 솔직히 많이 떨립니다."
주장 전준우를 비롯해 한동희 정 훈 김민수 등 주력 내야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빠진 상황. 팀에겐 위기지만, 젊은 선수들에겐 기회다.
윤동희는 김세민-한태양-김서진-김용완과 더불어 올해 롯데가 뽑은 '병아리 5인방' 중 중 한명이다. 현재보단 미래를 보고 잠재력을 최우선으로 뽑았는데, 그중 2명이 1군에 올라온 웃픈 현실이기도 하다.
"룸메이트인 세진이가 1군에 가있으니까 2군에선 독방을 썼어요. 티를 내진 않았지만, (조)세진이나 (한)태양이 1군 올라가는 거 보면서 경쟁심이 알게모르게 있었죠. 정말 부럽고, '난 더 단단하게 준비해서 가야지'라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들이에요."
2군 기록이 무시무시하다. 타율 3할5푼6리(87타수 31안타) 2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2. '1군에 한동희, 2군에 윤동희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 뛰어난 성적 때문에 1군 등록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부상자가 많아지면서 그 시기가 조금 앞당겨졌다. 윤동희는 "(한)동희 형과 비교되니 영광이다. 2군과 1군은 전혀 다른 무대이긴 하지만, 저도 동희 형처럼 잘하고 싶다"며 웃었다.
윤동희는 2군에서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내야 전 포지션 멀티는 물론 중견수까지 연습하고 있다. 1m87의 큰 키에 걸맞는 운동능력까지 갖췄다는 평.
하지만 외야수는 생애 첫 경험이다. 윤동희는 "전에는 아예 본 적이 없다. 생갭다 어려운 것 같다. 더그아웃에서 외야까지 나가는데 힘이 다 빠진다"고 했다.
윤동희는 등록 첫날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서튼 감독은 "윤동희는 운동신경이 좋고, 내외야를 모두 커버하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소개하며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될 거다. 1군 무대를 즐기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데뷔 첫날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안정된 1루 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앞으로 사직구장에서 뛸 날이 무궁무진한 어린 갈매기다.
"타석에서 망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는게 최대 장점입니다. 운동신경이 좋은 대신 기본기가 좀 부족한 것 같아서 보완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어깨는 자신있습니다. 보여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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