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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안타 맹활약' 실책 1위 오명 벗고 2루 GG 정조준. 4번타자도 이젠 익숙해졌다 [부산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5-29 18:40 | 최종수정 2022-05-29 19:51


키움 김혜성이 타격을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고비 때마다 상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빠른 땅볼 타구도,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도 김혜성이 펼친 그물을 뚫지 못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대0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골든글러브에 빛나는 센터 내야수이자 키움의 중심. 하지만 김혜성의 나이는 아직도 23세에 불과하다.

김혜성의 프로 인생은 말그대로 수많은 도전의 역사다. 일찌감치 김하성의 후계자로 지목받았지만, 2019년 갑작스런 메이저리거 내야수 에디슨 러셀의 영입으로 내외야를 오가는 멀티 백업을 소화해야했다.

지난해에는 어린 나이에 KBO 역대 최연소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를 맡아 도루왕(46개)을 차지하는 등 맹활약 끝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실책 1위(35개)의 오명을 뒤집어썼다.

내야수 출신인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의 재능을 100% 살리기 위해선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기용해야한다고 봤다. 때문에 신준우 김휘집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골든글러브 유격수'인 김혜성을 2루로 보내고자 애썼다. 그 결과 올해 김주형과 김휘집이 자신의 재능을 뽐내며 키움의 '화수분' 유격수 역사에 한줄을 더할 기세다. 김혜성은 2루에 전념할 수 있다.

사령탑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2루에 뿌리박은 김혜성은 수비범위와 안정감, 연계 플레이 모두에서 최고의 호평을 듣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과 함께 도루 1위(17개)에 올라있을 만큼 상대의 빈틈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주루와 매서운 타격도 여전하다.

올해도 새로운 도전을 겪고 있다. 데뷔 이래 테이블세터 또는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김혜성은 올시즌 클린업트리오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3번과 5번타자로 출전하다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전부터는 4번타자로 고정됐다. 사령탑은 "(야시엘)푸이그가 이정후 뒤에서 쳐주면 좋지만, 당분간은 8번타자로 계속 쓸 생각이다. 조금씩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면서 "푸이그가 내려가고,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상하위 타선의 밸런스가 잘 맞고 있다"고 호평했다.


키움 김혜성이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그 중심에 4번타자 김혜성이 있음은 물론이다. 김혜성은 이날 롯데 에이스 반즈를 상대로 안타 2개를 때려내며 팀 승리의 첨병 역할을 해냈다.

2회 첫 타석을 안타로 시작한 김혜성은 4회초 1사 후 우중간 2루타를 때려냈고, 이어진 김수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8회에도 안타 하나를 추가하며 5타수 3안타 1득점. 시즌 타율을 3할에 맞췄다.

수비에서도 고비 때마다 롯데의 숨통을 틀어막았다. 2회초 이학주의 1,2루간을 빠져나갈듯한 땅볼 타구를 다이빙캐치, 아웃시키며 롯데의 흐름을 끊었다. 4회에는 1사 1,2루에서 이호연의 잘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칼타이밍 점프캐치로 낚아채며 더블 플레이로 연결했다. 김혜성의 맹활약 속 키움은 주중 LG 트윈스에 이어 주말 롯데마저 스윕하며 6연승을 내달렸다. 롯데는 6연패. 경기 후 김혜성은 "팀의 스윕에 공헌해 기쁘다"는 속내를 전했다.

홍 감독은 "2회와 4회, 김혜성의 호수비가 자칫 넘어갈 수 있었던 경기 흐름을 지켜냈다"로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 수비를 높게 평가하고 싶진 않다. 수비수가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신 반즈 공략에 성공한 기쁨을 살짝 내비쳤다. 키움은 4월 2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2대7로 패했다. 당시 김혜성은 반즈에게 5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이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혜성은 "지난 경기 반즈에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투구 영상을 많이 보고 타석에 들어섰다. 따로 구종을 노리고 들어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김혜성은 이날 왼손 타자에겐 저승사자와 같다는 반즈의 슬라이더를 잇따라 공략, 안타로 연결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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