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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저건 잡을 수 없는 타구입니다."
부상병동 속 희망을 보여줬다. 베테랑은 자신의 역할을 해줬고, 신인 선수들의 패기는 돋보였다. 외인 타자는 한방을 보여줬다. 하지만 승부를 결정지은 건 잇따라 쏟아진 빗맞은 안타였다.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할 순 없다. 정상적인 수비였다면 아웃됐을 타구들이었다. 벤치의 극단적인 시프트가 거듭되며 수비수들이 자리를 옮겼고, 그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날 롯데 수비수들의 컨디션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특히 코너의 김민수와 안치홍은 연신 날카로운 타구를 걸쳐재비 '수비 신'의 면모를 과시했다.
나균안 대 김광현. 선발의 무게가 현저히 기우는 승부였다. 하지만 나균안은 씩씩했고, 타선은 균형을 맞췄다.
첫 실점부터 문제였다. 1회말 2사 후, 최 정의 타구는 1루수와 2루수, 우익수 사이로 높게 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말이다. 롯데는 우타자 거포 최 정에 맞는 시프트를 취하고 있었다. 2루수 배성근이 2루 베이스를 넘어 2~3루 영역에 자리를 잡고, 우익수는 깊은 수비를 펼쳤던 것. 제법 높게 뜬 타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최 정의 타구는 안타가 됐다. 김선우 해설위원은 "시프트였기 때문에, (결과만 보면) 아무도 잡을 수 없는 타구였다"고 단언했다. 결국 롯데는 다음 타자 한유섬에게 2루타를 허용, 선취점을 내준다.
나균안은 4회 1점을 더 내줬지만, 롯데가 5회초 조세진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사 2,3루 후속 찬스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해 불안과 초조가 롯데 덕아웃을 떠돌았다.
SSG는 선두를 달리는 강팀답게 곧바로 추가점을 내며 달아났다. 오태곤의 2루타, 추신수의 적시타까진 어쩔 수 없었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한유섬의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와 유격수, 3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롯데 수비진은 이번에도 한유섬에 맞춰 유격수가 1~2루 사이로 이동하는 시프트를 펼친 상태였고, 외야수 역시 거포인 한유섬에 맞춰 깊은 수비를 펼치고 있다보니 잡을 수 없었다. 명백히 빗맞은 타구가 또 안타가 되자 나균안은 모자를 벗으며 속상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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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광현은 6이닝 2실점 10K로 명성 그대로의 호투를 펼쳤다. 나균안 역시 안정감은 김광현 못지 않았다. '포수 출신 투수'로 유명한 황두성 김재윤과 달리 선발투수다. 완급조절과 변화구, 제구력에 강점이 있는 투수다.
김선우 해설은 "카운트 잡을 때와 결정구로 쓸 때 각각 다른 스플리터를 던진다. 141~143㎞밖에 안나오는 그 공이 SSG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는다", "공에 회전을 정말 잘 건다. 투구폼과 타점이 정말 정석적으로 바르기 때문이다. 투구 메카닉에 98점 주겠다", "투구폼 자체에 디셉션(숨김 동장)이 있다. 그래서 하이패스트볼이 빠르지 않은데도 타자들 타이밍을 뺏는 것"이라며 연신 호평했다.
하지만 롯데와 달리 SSG 벤치는 극단적 수비 시프트를 펼치지 않았고, 그 결과 무난한 수비를 과시하며 롯데를 스윕할 수 있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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