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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골든글러브 유격수의 대변신. 첫 시작은 물음표 투성이였다.
김혜성(23·키움 히어로즈)은 지난해 '최고 유격수'로 꼽혔다. 실책은 35개로 많았지만, 타율이 3할4리 3홈런 46도루를 기록하면서 공격에서 빛을 봐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신의 한수'가 됐다. 김혜성은 44경기를 치르는 동안 실책 단 2개를 했을 뿐 완벽하게 2루수 자리에 녹아들었다. 주전을 거듭나기 전 '멀티 포지션'을 했던 만큼, 적응 속도가 빨랐다.
공격 역시 타율 2할9푼9리로 안정감을 뽐냈고, 지난해 도루왕에 올랐던 발도 올 시즌 17개의 베이스를 훔치면서 여전히 리그 최고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이 버티는데 있어서 김혜성의 역할이 크다. 수치적으로도 좋아졌지만, 위기에서 상대의 흐름을 끊는 수비를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혜성의 2루수 안착 비결은 성격에도 있었다. 김일경 수비 코치는 "김혜성이 근성이 좋아서 플레이가 조금 빠르고, 힘이 있다. 그러다보니 포구 타이밍이 간혹 무너지는 경우가 있어 송구 밸런스가 잡히지 않아 실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2루로 이동하면서 송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니 아무래도 포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송구 밸런스도 함께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이어 "유격수와 2루수 위치는 시선이나 리듬 모두 다 다르다"라며 김혜성의 재능도 함께 칭찬했다.
김혜성이 2루에서 중심을 잡은 가운데, 키움 팀 수비 전반도 안정됐다. 지난 2년 간 키움은 리그 최다 실책의 팀이었다. 올 시즌에는 34개로 리그에서 4번째로 적은 실책을 했다. 지난 2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실책으로 무너졌지만, 여전히 키움의 수비진은 10개 구단 중 탄탄한 편으로 꼽히고 있다.
수비력을 앞세운 키움은 거포 1루수 박병호, 마무리투수 조상우 등 줄이탈 속에서도 24승20패로 3위를 달렸다.
홍 감독은 "김일경 수비 코치의 덕이 크다"라며 "선수들에 대한 접근 방식, 상황 설명 등을 디테일하게 해준다. 훈련 방법, 소통 능력 모두 뛰어나다"고 이야기했다.
김 코치는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 코치는 "지난해 경험을 통해서 많이 성숙해진 것"이라며 "아무래도 100개의 타구를 받아보는 것과 1000개의 타구를 받아 본 것은 차이가 있다. 김혜성 송성문 등 선수들이 여유가 생기면서 다른 내야수에도 영향을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김 코치는 "한 가지 준비한 거라면 고척 구장이 다른 곳보다 타구 속도가 시속 2㎞ 정도 빠르다. 그래서 포구에 많은 집중적인 훈련을 했고, 기준을 세웠다. 선수들이 기준을 잘 따라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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